유키 구라모토 : 내일 더 피아노를 잘 치고 싶다는, 일흔셋의 현역


롱블랙 프렌즈 B 

유키 구라모토倉本 裕基*. 익숙한 이름이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뉴에이지의 거장. 대표곡인 ‘Lake Louise’는 학창 시절부터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곡입니다.
*일본식 표기는 구라모토 유키.

올해 나이 일흔 셋.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경력 55년의 현역입니다. 한국에서 발매한 앨범만 25개. 앨범 수록곡만 300여 곡에 달해요. 

그런 그가 정규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피아노와는 거리가 먼 물리학을 공부했습니다. 단지 피아노를 좋아하는 청년이었죠. 

보통의 클래식 엘리트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유키 구라모토.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러, 서울 중구의 한 호텔로 향했어요.


유키 구라모토 작곡가&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는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왔습니다. 깃이 선 흰 셔츠에 짙은 회색 체크무늬 조끼, 그리고 재킷까지. 정장 한 벌을 단정히 갖춰 입은 모습입니다. 그가 미소를 머금자 두 눈이 호를 그리며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 속에 빛나는 두 눈동자만은 여느 청년 못지않게 맑다는, 생각이 스쳤어요.

한국어 인사가 놀랍지 않을 만큼 그는 한국과 연이 깊어요. 한국에서 첫 콘서트를 한지 올해로 25년 됐습니다. 1999년 첫 공연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했어요.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한국을 찾아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해왔습니다. 공연은 대부분 매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