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어브로드 : 흑인을 위한 여행사, 차별을 마케팅으로 역이용하다



롱블랙 프렌즈 C 

“그린북을 갖고 다니세요. 백인은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흑인 여행자는 아닙니다.”
_그린북 1936년 초판본 서문

1900년대 초 미국에선, 해가 진 후에 흑인을 받아주지 않는 마을이 많았어요. 그린북GreenBook은 그때 흑인에게 문을 열어주는 주유소, 식당, 숙소 등을 적은 여행서로 시작했어요. 1936년부터 1962년까지, 무려 200만 부나 팔렸다고 해요.*
*그린북은 1966년에 절판됐다.

그린북을 2020년대로 불러온 회사가 있어요. ‘블랙앤어브로드Black&Abroad’. 흑인을 타깃으로 하는 여행사예요. SNS에 올리는 모든 이미지에는 흑인이 있어요. 여행 상품은 아프리카 위주예요.

주목할 점은 흑인을 향한 편견을 역이용해서 마케팅 전략으로 썼다는 것. ‘아프리카로 돌아가라Go Back to Africa’를 캠페인 문구로 썼어요!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라이언즈에서는 데이터 활용 부문 금상과 은상을 휩쓸었어요.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어요. 블랙앤어브로드, 대체 어떤 여행사죠?


Chapter 1.
왜 돈 쓰는 고객을 애써 무시하지?

‘여행 광고에는 왜 흑인이 등장하지 않을까?’ 여행을 좋아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켄트 존슨Kent Johnson과 에릭 마틴Erik Martin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시장이 작은 걸까요? 아니에요. 흑인 비즈니스 시장은 팬데믹 전부터 꾸준히 성장했어요. 2015년 450억 달러(약 59조9175억원)였던 미국 흑인 여행 산업은, 2023년 1090억 달러(약 145조1335억원)로 성장했어요. 8년 동안 약 142% 증가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