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로렌 : 열망을 팔아 클래식이 되면 생기는 일, 숫자로 보다


롱블랙 프렌즈 L 

봄옷을 살 겸 오랜만에 백화점에 갔어. 랄프 로렌Ralph Lauren 매장에서 케이블 니트 카디건을 집었다가 금방 내려놨잖아. 한 벌에 27만9000원인 거야! 그런데 몇 바퀴 돌다가 다시 집어들었어. ‘얘만한 게 없다’는 느낌이랄까? ‘단정한 듯 캐주얼하고, 시간이 지나도 무난히 입을 것 같은 브랜드.’ 랄프 로렌 말고, 마땅한 게 없지 않아?

역시나. 랄프 로렌 코리아의 매출이 심상치 않더라. 2019년 2340억원에서 2022년 4820억원이 됐어*. 3년 사이에 두 배 넘게 성장한 거야. 더 놀라운 건 영업이익이야. 2019년 480억원에서 2022년 1530억원으로, 무려 219%가량 증가했어!
*랄프 로렌 코리아의 회계연도는 당해 연도 4월부터 이듬해 연도 3월까지다. 2022년 회계연도의 경우 2022년 4월1일~2023년 3월31일 기준이다. 2023년 랄프 로렌 코리아의 실적 공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랄프 로렌의 인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대체 왜일까? 패션 전문가인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에게 물었어. 의외의 답이 돌아오더라. “랄프 로렌은 패션이 아니라, 열망을 팔기 때문”이래.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

랄프 로렌 코리아의 재무제표를 보자마자 두 눈을 의심했어요. 한국에 매장이 253개*나 있다고 쓰여있거든요. 237개**인 미국보다도 많습니다. 한국인의 이 유별난 랄프 로렌 사랑, 재무제표 곳곳에서 읽혀요.
*2022년 랄프 로렌 코리아의 재무제표 기준. 백화점, 아울렛 등이 포함된 숫자이다.
**랄프 로렌 본사의 2024년 3분기 공시 기준. 직영 매장과 아울렛 등이 포함된 숫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