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타헤리포어 : 포커페이스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롱블랙 프렌즈 B

“죄송하지만, 지금은 심리치료가 아니라 협상 수업 아닌가요?”

미국 와튼스쿨에서 협상학을 가르치는 모리 타헤리포어Mori Taheripour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의 수업은 ‘협상학 강의’라고 쓰고, ‘자존감 수업’이라고 읽습니다. 

협상과 자존감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협상이라고 하면 상대와 싸워서 이기는 것만 생각하죠. 모리 교수의 생각은 달라요. 자기 내면의 여러 목소리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협상의 출발입니다. 즉 나와의 협상이죠. 그가 협상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3월 말, 알바트로스 컨퍼런스를 위해 서울을 찾은 모리 교수를 만났습니다.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 대표인 류재언 변호사가 함께했어요.


류재언 변호사 /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 대표 

‘에세이인가, 협상 책인가.’ 모리 교수의 책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를 읽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섬세한 에세이를 읽는 듯합니다.

책에서 모리 교수는 그에게 착한 사람 증후군Nice Guy Syndrome이 있었다고 고백해요. 그는 꽤 오랜 시간 부모의 기대에 맞춰 살았어요. 하지만 어느 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아버지가 바라는 대로 의사가 되지도, 어머니가 정해준 남자를 만나지도 않기로 하죠. 그리곤 진짜 내 삶을 되찾기 시작해요. 

그때 모리 교수는 ‘협상의 제1법칙’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욕구가 중요하며, 나 자신을 위해 협상해야 한다는 것을. 그의 책 원어 제목이 『Bring Yourself』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