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선 크롤리 : 「인터스텔라」 「웡카」, 리얼리티에 집착할 때 판타지는 완성된다


롱블랙 프렌즈 B  

‘하나’를 위해 얼마나 해보셨어요? 영화 한 편을 위해 30만 평이 넘는 옥수수밭을 일구고, 900만 송이의 튤립을 심는 사람이 있어요. 네이선 크롤리Nathan Crowley입니다.

네이선 크롤리는 프로덕션 디자이너예요. 쉽게 말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모든 걸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이 신scene은 어디에서 찍을지, 세트는 어떻게 세울지, 예산은 얼마나 쓸지.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들의 배경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어요. 「인터스텔라」도 그중 하나입니다. 영화가 시작할 무렵, 주인공 쿠퍼Cooper가 드론을 쫓아 차를 모는 장면이 나와요. 옥수수밭을 관통해 질주하죠. 불과 4분짜리 장면을 하나 얻고자, 네이선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30만 평 땅에다 옥수수 씨를 뿌렸어요. 6개월 동안 4피트(약 121cm)까지 옥수수를 키워냈죠. 영화 속 지구를 덮은 모래 폭풍도 진짜예요. 특수 골판지를 갈아서 바람을 일으켰어요.

아이러니하죠. SF 영화 속 환상을 완성하고자 옥수수 농사를 짓고, 수작업으로 바람을 일으키다니. 환상을 믿게 하려면 현실보다 더 리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리얼리티로 환상을 빚어내는 네이선 크롤리를 화상으로 만났어요.


네이선 크롤리 프로덕션 디자이너

네이선 크롤리는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놀란 감독과 8편의 작품을 함께했어요. 「퍼스트맨」, 「웡카」 그리고 올해 11월에 개봉할 「위키드」 같은 판타지 영화도 맡았습니다. 아카데미 최우수 프로덕션 디자인 후보로 6번이나 이름을 올렸어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나이트」(2008),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 삼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