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팝 : Z세대가 뛰어노는 중고 거래 플랫폼은 어떻게 탄생했나


롱블랙 프렌즈 K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라고 아시나요? 2021년 데뷔하자마자 빌보드를 석권한 2003년생 가수예요. 레트로 스타일링을 잘해요. C가 로드리고 패션을 따라 쇼핑하곤 하거든요. 얼마 전엔 로드리고가 직접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옷을 파는 곳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영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 디팝DePOP이래요.

디팝,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요? 얼마 전에 엣시Etsy 노트에서 언급됐잖아요. 엣시가 디팝을 인수했다고요. 디팝에서 셀럽도 중고 옷을 팔다니! 신기해서 이도은 코오롱FnC 이사께 말했더니, 그래서 국내 패션 회사들도 디팝을 공부한대요!


이도은 코오롱FnC 홍보이사

리셀Resell이 유행입니다.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젠지GenZ들이 소소하게 2만원, 3만원에 중고 의류 사고파는 거? 만약 그렇다면 좀 문제예요. 트렌드에서 좀 비켜나 있는 겁니다.

리셀 시장은 2021년 기준 360억 달러(약 43조원)입니다. 2029년쯤엔 리셀 시장이 패스트패션 시장보다 커질 거라는 분석도 있어요. 

특히 럭셔리 브랜드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구찌Gucci가 2020년부터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TheRealReal과 손을 잡았죠. 재고나 시즌이 지난 상품을 더리얼리얼에 위탁 판매해요. 

발렌시아가는 시중에 도는 자사 빈티지를 사와 다시 팔고 있어요. 구찌와 발렌시아가가 속한 케어링 그룹은 아예 프랑스의 리셀 플랫폼에 투자하기도 했어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re Collective의 지분 5%를 2억1600만 달러(약 2600억원)에 인수했죠.

이 리셀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이 바로 디팝입니다. 업계 1위는 아니지만, 이용자의 90%가 Z세대이기 때문이죠.


Chapter 1.
74년생 잡지사 CEO가 만든 Z세대 놀이터

디팝은 2011년 이탈리아에서 베타 서비스를 낸 중고 거래 플랫폼입니다. 2013년 영국에서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죠. 중고나라, 당근마켓의 글로벌 버전입니다. 글로벌 플랫폼이라 국경을 넘은 거래가 가능하죠. 한국에 있는 C가 로드리고가 파는 옷을 실제로 살 수 있어요.

현재 약 150개 국가에서 3000만명의 이용자가 디팝에 가입했어요. 활성 이용자는 400만명, 활성 판매자는 200만명입니다. 디팝은 옷이 하나 팔릴 때마다 거래액의 10%를 수수료로 받아요. 그 매출액이 2020년 기준 7000만 달러(약 837억원). 전년 대비 두 배로 성장했어요.

디팝 이용자의 90%가 26세 이하예요. 150개국 가입자가 3000만명인데, 2700만명이 Z세대인 거예요. 영국에서는 16~24세 인구의 3분의 1이 디팝에서 옷을 사고 판대요. 

전체 매물 3200만 건에, 매일 14만 건씩 새 상품이 더해지고 있어요. Z세대는 지금 가장 강력한 소비층이에요.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Z세대 소비력이 1430억 달러(약 167조원)으로 전체 소비 중 40%를 차지해요. 

선글라스, 예술 잡지 만들다가 시작한 디팝

디팝을 만든 건 사이먼 베커맨Simon Beckerman입니다. 74년생이니 한국 나이로 48세죠. Z세대의 감각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죠? 하지만 디팝을 통해 본 그의 비전과 감각은 20대 못지 않게 신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