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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 : 텍스트와 뇌가 소통할 때, 삶은 비로소 바로 선다


롱블랙 프렌즈 K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인 것 같아요. 선선한 가을 날씨를 누리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잖아요? 

아쉬운 마음에, 책이라도 더 붙잡고 싶었어요. 그런 제게 B가 책 한 권을 쥐여줬죠. 제목은 『프루스트와 오징어Proust and the Squid』. B는 책이 “독서가 왜 어려운지, 그럼에도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고 말했어요. 

책은 2007년에 처음 나왔어요.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인 매리언 울프Maryanne Wolf가 썼죠. 저자는 ‘문학’과 ‘과학’의 원리를 동원해, 독서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독서를 잘하고 싶은 고민’은 17년 전이나 요즘이나 같은가 봐요. 국내에서 한 차례 출간된 책이, 2024년 다시 출간됐거든요.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Chapter 1.
우리의 뇌는 독서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책의 제목부터 먼저 이해해 볼까요? ‘프루스트’와 ‘오징어’는 독서를 바라보는 각각의 방식을 상징해요. 

먼저 프루스트란 독서의 ‘문학’적인 의미를 뜻해요. 프루스트는 1910~1920년대에 활약한 프랑스의 소설가입니다. 연작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이름을 알렸죠.

그는 독서를 찬양했어요. “책은 인간이 작가의 지혜를 넘어, 자기만의 지혜를 발견하는 장소”라면서요.  

반면 오징어는 책이 ‘과학적’으로 독서에 다가간다는 뜻입니다. 1950년대 과학자들은 오징어 실험*을 통해 신경회로가 연결되는 방식을 이해했거든요. 독서하는 뇌 연구도 이와 닮아 있다고 해요.
*과학자들은 오징어의 다리를 인위적으로 자르면, 시간이 흐른 뒤 세포가 연결돼 재생되는 모습을 관찰했다. 이와 함께 인간 뇌의 신경회로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연결되는 점에서 동일성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