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 오하림 : TBWA와 무신사, 29CM의 ‘팔리는 글’을 쓰며 배운 것

2024.10.31

현 29CM 헤드 카피라이터. 2016년부터 TBWA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무신사 마케터를 거쳐 29CM에 정착했다. 페이스북 채널 ‘내가 광고회사 힘들다 그랬잖아’, 인스타그램 ‘도보마포’를 만들었다. 2018년부터 영감을 준 문장들을 모아, 매년 책『나를 움직인 문장들』로 퍼내고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여러분은 ‘내 일’을 얼마나 안다고 생각하시나요? 전 10년 넘게 에디터로 일했지만,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신입 때는 이쯤 되면 원고를 눈감고도 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도 인터뷰는 어렵고, 쓰는 건 더 어렵습니다.  

비슷한 연차의 시니어가 없다 보니, 이런 고민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며칠 전,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하림. 온라인 편집숍 29CM의 헤드 카피라이터입니다. TBWA*와 무신사를 거치며 광고와 마케팅 카피를 쓴, 11년 차 직업인이죠.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10대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 네트워크. 박웅현 조직문화연구소장이 재직 중인 회사로도 유명하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경력을 가졌지만, 정작 그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11년 했지만 아직도 이 일을 모르겠다”고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몰라서 오래 할 수 있다니, 무슨 말일까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오하림 카피라이터의 집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하림 29CM 헤드 카피라이터

하나둘 가을옷을 입은 나무들 사이에 보이는 양화대교. 오 카피라이터의 집 창문으로 본 풍경이었습니다. 창가에 볕이 들 때면 흰 고양이 ‘누끼’가 올라와 몸을 웅크리고 꼬리를 살랑거렸죠. 

아늑한 복층 오피스텔 한쪽엔, 성인 남성 키만큼 쌓인 책이 있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산문집부터 한강의 『채식주의자』까지. 에세이와 소설이 쌓인 탑 꼭대기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작곡한 영화 「괴물」의 OST 앨범과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DVD가 장식하고 있었죠. 

롱블랙을 구독하면
분야를 넘나드는 13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읽을 수 있어요

롱블랙 구독자분들은
이렇게 말해요

전체 노트 보러가기
다른 콘텐츠를 보러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