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기 : 더현대·신라호텔 천장 장식한 예술가, “영감은 반복을 이길 수 없다”

2024.11.06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지만, 늘 오늘을 읽고 느끼려 노력하는 사람. 시간의 가치와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hospitality 기획자이다. 르 꼬르동블루 졸업 후, 뉴욕에서 요리하는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다 CJ E&M 마케터와 쉐이크쉑 마케팅 팀장, 신세계 그룹 컨텐츠 디렉터, 한화갤러리아의 브랜드 담당을 거쳐 아워홈 신사업TFT 상무로 일하고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손가락만 한 숯 조각 수만 개가 공중에 떠 있어요.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투명한 낚싯줄에 매달려 있죠. 공중에 점이 가득 찍힌 것 같아요. 한발 한발 뒤로 물러서면 그 점이 선이 되고, 면이 되고, 7m 높이의 거대한 기둥이 됩니다.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 박선기 작가의 작품입니다. 숯과 아크릴 비즈 같은 작은 오브제를 공중에 매달아 거대한 조각으로 만들어 내요. 허공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그의 숯 작품은 ‘살아있는 수묵화’로도 불리죠.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의 굵직한 공간의 천장을 수놓고 있습니다. 더현대서울부터 인천국제공항, 장충동 서울신라호텔까지. 박 작가는 해마다 새로운 공간에서 작품을 완성해 내죠. 

이걸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마침, 차승희 디렉터가 박 작가를 알고 있다고 했어요. 함께 서울 한남동 사무실로 찾아가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차승희 호스피탈리티씬메이커 디렉터

박선기 작가는 일상의 틈에 예술을 채워 넣는 사람입니다. 호텔과 공항, 백화점부터 아파트와 도심 속 빌딩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게 하죠. 가르치지 않고, 그저 예술을 보고 느끼게 합니다. 

박 작가의 작품을 일상에서 만나기 쉬운 건, 그가 예술과 상업의 균형을 잘 맞추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의 교집합을 잘 아는 작가죠.   

커다란 창밖으로 한남동이 내려다보이는 박 작가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그는 숯처럼 까만 셔츠를 걸쳤고, 안에는 단정한 하얀 티셔츠를 받쳐입었어요. 원형의 까만 뿔테 안경 속 서글서글한 눈매와 백발이 차분한 느낌을 줬습니다. 편안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 그는 때론 꿈꾸는 소년 같았고, 때론 노련한 전략가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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