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정 : 창의성은 터치(touch)에서 나온다, ‘내 것’을 만드는 힘

2021.12.13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1994년 KBS에 입사해 예능과 시사,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이욱정 PD가 연출한 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2008)>, <요리인류(2014)>가 연이은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19년부터 주식회사 요리인류의 대표를 맡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 및 서울시의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 총괄을 맡고 있다. 서울 회현동, 청파동 등지에서 도시재생 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요리인류>라는 다큐멘터리 보셨나요? 이 다큐멘터리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눈 쌓인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 타마라 할머니가 주름진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폅니다. 그런 다음 가장자리를 돌돌 말아요. 군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 이고리가 가장 좋아했던 빵 ‘쇼트임파푸’를 만드는 겁니다. 화덕에서 빵이 알맞게 익어 나오고, 할머니는 갓 구운 빵을 발효유와 먹기 좋아했던 아들을 생각합니다. 홀로 부엌에 앉아 밖을 바라보면서요. 

이욱정 PD의 음식 다큐에는 요리에 대한 열정 뿐 아니라, 인간을 향한 애정이 녹아 있어 좋아합니다.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PD가 ‘한국형 푸드멘터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생각해요. 

이 PD는 식문화 다큐멘터리로 일가를 이뤘습니다. 2004년 <추적 60분-학교 급식이 위험하다>, 2006년 <문화의 질주-맛있는 나라의 유혹>, 2009년 <주방의 철학자들>, 2012년 <셰프의 탄생>을 제작했죠.

특히 2008년 12월부터 2009년 3월 방영된 <누들로드>로 ‘음식으로 보는 인류 문명사’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연 그는 ‘다큐멘터리의 퓰리처상’이라 알려진 피버디peabody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PD는 콘텐츠에서 쌓은 영향력을 <요리인류>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이제 골목으로 나섰습니다. 낙후된 골목상권 식당들의 음식으로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기업의 후원으로 노숙자에게 전달하고 있죠. ‘음식을 통한 도시재생’입니다. 회현동 옛 방직공장을 개조한 그의 스튜디오 ‘검벽돌집’에서 이 PD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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