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F&B 업계인들이 ‘강원도의 손맛’하면 떠올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권영원. 올해로 일흔넷이 된 요리연구가이자 소담정찬 대표죠.
그는 2015년에 방송된 요리 경연 「한식대첩 3」의 강원도 대표로 유명합니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에 등장하는 올챙이국수를 만든 대가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방송을 통해 그를 찾아와 요리를 배우기도 했어요.
하지만 권 대표가 나고 자란 곳은 강원도가 아닙니다.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도 꾸지 않았죠. 그는 그저 40년 전 강원도 정선의 땅 부잣집으로 시집온, 서울 출신의 며느리였다고 해요.
권 대표가 강원도 음식의 대표 주자가 되기까지. 삶의 여정이 궁금했습니다. 무더웠던 7월의 여름날, 차승희 상무와 함께 정선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죠.

차승희 아워홈 신사업TFT 상무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권영원 대표가 지내는 마을입니다. 몰운리는 ‘그림 같은 바위에 구름도 쉬어가는 마을’이란 뜻이에요. 실제로 야트막한 산들 사이에 폭 안긴 동네의 모습이더군요.
권 대표의 집은 세모난 갈색 지붕의 나무집이었습니다. 개복숭아 나무가 늘어선 소금강이 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죠.
차에서 내리자, 꽃무늬 앞치마를 한 권 대표가 마중 나왔어요. 서글서글한 눈매의 그는 인사 대신 집 앞 나무의 천도복숭아를 따서 제게 건넸어요. “약을 뿌리지 않았으니, 바로 드시라”면서요.
그는 이어 저를 이끌고 옆에 있는 소담정찬 공장으로 향했어요. 고랭지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보여주며, 배추 한 쪽을 뜯어 제 입에 넣어줬죠. “마실 게 필요할 것”이라며 인삼 달인 물도 내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