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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플라스틱선데이 : 운세부터 불교박람회까지, 친환경 키링이 젠지들과 노는 법

이 노트는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 위드롱블랙을 더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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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프렌즈 C 

요즘 제가 출근길에 챙기는 루틴이 있어요. 바로 가방에 걸어둔 키링으로 ‘오늘의 운세’를 보는 것!

무슨 말이냐고요? 이젠 키링을 스마트폰에 갖다 대기만 해도 운세를 볼 수 있는 시대거든요. 키링 안에 있는 NFC* 칩이 오늘의 운세 페이지를 띄워주는 거죠.
*Near Field Communication. 스마트폰을 대면 짧은 거리에서 무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뜻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린 곳, 어디냐고요? 노플라스틱선데이NoPlasticSunday, 이하 노플선라는 브랜드예요. 2024년 5월 ‘태그미 럭키 키링’을 만들어 1년 만에 10만 개 판매라는 성과를 거뒀죠. 지금도 한 달에 8000~1만 개씩 팔리고 있대요!

힙한 브랜드 같다고요? 잠깐, 반전이 있어요. 노플선은 ‘힙’을 노린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것! 브랜드 이름처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제품을 만든 게 시작이었죠. 이들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요? 창업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아, 오늘 노트의 끝에는 롱블랙 피플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했어요. 마지막까지 놓치지 마세요!


프래그 이건희 대표, 조민정 브랜드 디렉터

노플선을 만든 사람은 1989년생의 이건희 프래그PRAG 대표예요. 금속공예를 함께 전공한 동문 두 명(조민정 브랜드 디렉터, 최현택 매뉴팩처팀 리더)과 2021년 노플선을 만들었죠.

브랜드 이름에는 ‘일요일에라도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플라스틱 사용을 어떻게든 줄여보겠다는 뜻이죠. 그래서 노플선은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주력 제품 중 하나가 NFC 키링이죠.

물론 키링이 하루아침에 나온 건 아니었어요. 이들의 성장 여정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이건희 대표가 ‘망가진 자전거’를 놓고 하던 고민이 시작점이죠.

Chapter 1.
금속공예과 삼총사의 ‘폐자전거 구출 작전’

‘이 자전거, 버리지도 못하고 어쩌지…?’

2013년 9월, 국민대 금속공예과 3학년 이건희 대표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이 자전거는 그에게 사연이 있는 물건이었거든요.

경북 예천에서 자란 이 대표는 대학에 오면서 서울살이를 했어요. 자취하던 그는 어머니의 지인인 한 할아버지 집에서 밥을 종종 얻어먹었다고 해요. 고장 난 자전거는, 그 할아버지가 선물로 준 거였죠.

고치자니 탈 수 없는 수준이고, 버리자니 마음이 불편했던 이 대표. 당시 유행한 프라이탁Freitag*의 업사이클링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버릴 바에 의미 있는 걸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죠. 전공인 금속공예와도 연결되는 일이기도 했고요.
*스위스에서 시작된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오래된 트럭 방수 천을 원단 삼아 가방을 만든다.

이 대표는 자전거를 해체해 테이블을 만들었어요. 길쭉한 네모 모양 나무판 아래에, 자전거 몸통 두 개와 총 네 개의 바퀴를 붙인 모습이었죠. 만든 김에 그는 이걸 수업 과제물로도 냈어요.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교 3학년이던 이건희 대표는 버리기 아까운 낡은 자전거를 해체하고 재조립해, 테이블을 만들었다. ⓒ프래그

이를 계기로 이 대표는 아이디어를 떠올려요. ‘버려진 자전거로 가구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하자.’ 과방에서 가깝게 지내던 조민정(브랜드 디렉터), 최현택(매뉴팩처팀 리더)도 꼬드겼죠.

“같이 놀 때도 제가 먼저 뭔가 ‘해 보자’고 제안하는 쪽이었어요. 왜 밤샘 작업하다 ‘야식 먹으러 가자’고 꼬드기는 친구들 있잖아요? 제가 그랬어요. 취업하기 전 ‘멋진 거 한 번 해보자’고 말했죠.”
_이건희 프래그 대표, (이하) 롱블랙 인터뷰에서

세 사람의 1차 목표는 당시 젊은 디자이너의 등용문인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이었어요. 여기서 자신들의 제품을 테스트하기로 했죠. 이들은 학교에서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가구를 만들었어요. 사포질한 나무 판에 바퀴를 달아 움직이는 테이블을, 자전거 파이프를 붙여 등받이 없는 의자를 만드는 식이었죠.

2014년, 이들은 디자인 페스티벌에 진출해 꽤 큰 성과를 거둬요. 현장 부스에서 제품을 완판한 거예요! 심지어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었어요. 의자는 50만원, 테이블은 200만원 정도였죠.

‘이건 된다’고 확신한 삼총사, 사업을 시작했어요. 졸업 직후인 2015년, ‘써클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업사이클링 가구를 팔았어요. 하지만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어요.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아서 접었어요. 만드는 비용이 많이 들었던 건 물론, 부품 부피도 커서 보관비 역시 만만찮았죠. 배송비도 적잖았고요. ‘사회 초년생이 하기엔 어려운 비즈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_이건희 프래그 대표

직접 만든 업사이클링 가구로 2014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완판’이라는 성과를 거둔 삼총사는, 2015년 ‘써클활동’이라는 이름으로 가구를 만들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롱블랙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건희 대표. ⓒ롱블랙

Chapter 2.
메이커 정신을 살려,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만들다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웠던 삼총사, 두 번째 도전에 나섰어요. 2017년 2월, ‘디자인 스튜디오 프래그Design Studio PRAG*’를 세웠죠.
*‘실용적인’이라는 뜻의 pragmatic에서 딴 이름이다. 쓸모 있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4년간 이들이 만든 제품, 꽤 다양해요. 배지를 꽂아 전시하는 ‘배지 포스터’부터, ‘전자얼굴’이라는 메이커 교육 키트도 만들었죠. 직접 납땜을 하면 LED 불이 들어오는, 얼굴 모양의 키트였어요. 이걸로 제작 워크숍을 열기도 했죠.

이들이 벌인 일의 공통점은 하나, ‘손끝 감각을 활용해 뭔가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직접 탐구하면서 손끝으로 뭔가를 만드는 게 재밌는 일이잖아요? 저희는 ‘메이커 정신maker mind set’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이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손으로 만드는 아이템을 기획하고, 워크숍도 열었죠. 미술관이나 문화공간에서 납땜을 해보는 ‘낯선 경험’도 주려 했어요.”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첫 창업의 계기였던 ‘업사이클링’ 역시 이들의 화두였어요. 사실 이들은 2016년부터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기계’를 개발하고 있었어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하는 기계와 사출기*를 만들기로 했죠. 폐자전거를 넘어, 플라스틱 전체를 재활용할 방법을 찾자는 게 이유였어요.
*열을 가해 녹인 플라스틱을 금형에 주입해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

기계는 어떻게 만들었냐고요? 무료로 공개된 재활용 기계 설계 도면을 2년간 파고들어 완성했어요. ‘프레셔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이라는, 네덜란드의 디자이너가 로컬 기반의 리사이클링 확산을 위해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했죠.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Dave Hakkens가 2013년 시작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프로젝트.

이렇게 개발된 기계(공압식 사출기*), 노플선 런칭의 발판이 됐어요. 처음엔 기계를 필요한 곳에 보내는 일부터 시작했대요. 2018년엔 계원예대에, 2019년엔 서울새활용플라자에 기계를 설치하는 식이었죠.
*공기의 압력으로, 녹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금형에 주입해 모양을 만드는 기계. 설비가 간단하고 소형 제품 생산에 적합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던 2020년, 팬데믹이 터지면서 이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해요.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가 부각되던 당시, 이 대표에겐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재활용 선별장에 갔다가 양념이 묻어 다시 쓸 수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걸 보고 놀랐어요. 그 현장을 보고, ‘쉬는 일요일만큼은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는 캠페인을 먼저 기획했습니다. 그때 잡은 이름이 ‘노플라스틱선데이’였어요.

한동안 일요일마다 사람들과 함께 기계를 작동시키고, 폐플라스틱으로 간단한 굿즈를 만들어보는 캠페인을 했어요. 그러다 이걸 브랜드로 확장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우리가 그간 쌓은 디자인과 기술력을 활용하면, 이 메시지를 더 멀리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죠.”
_이건희 프래그 대표

2021년 4월, 이들은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 한 소품 브랜드를 만들기로 합니다. 이름은 캠페인으로 정했던 ‘노플라스틱선데이’를 그대로 쓰기로 했죠.

‘일주일에 하루쯤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말아보자’는 마음을 담아, 삼총사는 2021년 4월 노플라스틱선데이를 런칭했다. 사진은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성수 쇼룸 겸 사무실의 모습. ⓒ롱블랙

Chapter 3.
친환경 넘은 ‘애착’ 향한 고민, 대박을 낳다

소품 브랜드가 된 노플선, 기획 방향을 ‘작고 귀여운 제품’으로 잡았어요. 폐자전거 사업 때 깨달은 ‘부피 큰 작업은 힘들다’는 레슨 덕이었죠.

처음에 만든 건 작은 욕실용품이었어요. 시민들이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플라스틱방앗간*이란 곳에 보내면, 그걸 받아 튜브 치약 짜개와 칫솔꽂이, 비누 받침대를 만들었죠.
*비영리시민단체 서울환경연합에서 2020년부터 운영하는 자원순환 프로젝트.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을 시민들이 직접 모아오도록 하는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작은 키링도 만들었어요. 3가지 나무 모양의 ‘숲 나무 키링’을 만들어, 오브젝트 서교점에 전시했죠.

이 키링을 통해 B2B 협업도 이어져요. 몇몇 브랜드들이 자신들 정체성에 맞춘 업사이클링 키링을 만들어달라고 했거든요. 이니스프리(2021년)와는 하트 키링을, 제주삼다수(2022년)와는 물병 키링을, LG(2022년)와는 LG스탠바이미 키링을 만들었죠.

이 경험이 노플선의 다양한 키링 제작으로 이어졌어요. 2023년 1월 이들은 네잎클로버 키링을 만듭니다. 여기서 이들은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해요. 이 키링이 1년 만에 5만 개 팔린 거예요! 도대체 왜 팔렸을까, 분석하던 조민정 디렉터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네잎클로버 키링이 1등으로 팔리는 걸 보며 생각했어요. ‘행운의 상징을 경험으로 확장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고객들은 키링을 ‘나만의 부적’처럼 사신 거잖아요? 제품과 고객의 ‘관계’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키링에 NFC 칩을 넣는 거였어요.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매일 ‘나의 운세’를 보이는 콘텐츠를 넣기로 했죠.”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2024년 5월, 노플선은 ‘태그미 럭키 키링’을 내놨어요. 네잎클로버 모양 키링에 NFC 칩을 넣은 제품이었죠. 키링을 스마트폰에 대면 매일 ‘오늘의 운세’를 볼 수 있어요. 생년월일과 이름 정보는 처음에 써놓으면, 키링이 기억하게 했고요.

태그미 럭키 키링을 활용하는 모습. NFC 칩이 들어 있어, 휴대폰에 갖다 대면 ‘오늘의 운세’를 볼 수 있다. ⓒ노플라스틱선데이

이 제품, 말 그대로 ‘대박템’이 됐어요. 출시 한 달 만에 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온 ‘내돈내산’ 후기 덕분이었죠. 이 글이 바이럴 되면서 구매가 폭등한 거예요! 이건희 대표는 “자고 일어나니 주문 1000건이 찍혀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죠.

태그미 럭키 키링은 1년 만에 10만 개 넘게 팔렸어요. 하나에 2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제품 하나가 연 매출 20억원을 올린 셈이죠.

“이 성과를 보면서 지속 가능한 제품이 단지 재활용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배웠어요. 사람들이 오래 갖고 써야 지속 가능한 제품이라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제품의 수명이 길어야 하는 거예요.”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Chapter 4.
잘 키운 제품 하나가 무한히 뻗어나가는 방법  

‘재활용’이란 가치와 ‘매일 보는 운세’라는 애착을 더한 키링, 예상 밖 기회를 만들어 냈어요. 키링 디자인과 콘텐츠를 변주해 다른 브랜드와 협업할 아이디어가 계속 쏟아진 거예요!

“아이돌의 앨범과 굿즈는 팬과 아이돌을 연결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우리의 키링이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제품 구매로 연결된 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작동하는 연결’을 만들 수 있다고 봤죠.”
_이건희 프래그 대표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노플선은 2025년 3월, ‘김밥 인플루언서’ 김밥대장과 손을 잡았어요. 김밥 스마트톡을 만들어 그 안에는 ‘전국 김밥 지도’를 연결하는 NFC 칩을 넣었죠. 김밥대장이 전국 650여 개 김밥집을 다니며 선정한 맛집 지도였어요. 

2025년 5월엔 국내 프로야구팬들을 겨냥한 NFC 키링인 ‘태그미 럭키 야구 키링’도 내놨어요. 네잎클로버와 함께 KBO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로고를 새긴 야구공 모양의 키링을 만들었죠.

여기에도 재미 포인트를 심었어요. NFC 칩에 연결된 페이지에서 구단별로 행운 점수 경쟁을 할 수 있게 했거든요. 오늘 나의 행운 점수가 응원 구단 점수로 반영되는 식이었죠. 가령 100점짜리 행운 점수를 가진 KIA 타이거즈 팬 10명이 모이면? 그날 KIA 타이거즈의 행운 점수는 1000점이 돼요.

“야구팬들은 응원도 경기의 일부라고 얘기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우리의 키링이 나의 행운을 넘어, 응원하는 팀에 ‘행운을 보태는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그럼 팬들이 키링을 매일 달고 다니며 유대감을 느낄 수 거라 생각했어요.”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성과는 어땠을까요? 1만 개 내놓은 키링, ‘완판’에 성공했어요. 팬들은 ‘승리의 기운을 바라며 야구장에 키링을 달고 간다’, ‘잘 써서 승요(승리요정) 되겠다’는 반응을 보였죠.

‘재활용’이란 가치와 ‘매일 보는 운세’라는 애착을 더한 키링을 만들자, 다양한 협업 기회가 쏟아졌다. 사진은 KBO와 컬래버한 태그미 럭키 야구 키링의 모습. NFC 칩에 연결된 페이지에서 구단별로 행운 점수 대결을 할 수 있게 했다. ⓒ노플라스틱선데이

불교박람회 : ‘플라스틱의 윤회’까지 키링에 녹여내다

키링은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넘어, 노플선의 가치까지 표현하는 도구가 됐어요. 불교박람회에서의 협업이 그 계기였죠.

“우리의 일이 쓰임을 다한 플라스틱을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는 거잖아요? 내부 회의를 하다가 ‘플라스틱의 윤회’라는 이름으로 이 순환을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업사이클링 전 플라스틱을 ‘윤회 전’, 업사이클링 후 굿즈가 된 모습을 ‘윤회 후’라 표현하기로 했죠.”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즉, ‘윤회’라는 불교의 교리로 ‘재활용’이라는 노플선의 가치를 전하겠다는 아이디어였어요. 이 아이디어를 들고 박람회 참가사 두 곳(해탈컴퍼니, 서린 작가)에 협업을 제안했죠.

‘재밌겠다’는 반응과 함께 노플선은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나설 수 있었어요. 공식 참가사가 아니었는데도 말이에요.

이들이 제안한 ‘플라스틱의 윤회’, 이런 거였어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염주 팔찌를 만들게 하거나, 부처 모양 틀을 활용해 고객들이 키링을 만들 수 있게 했죠. 온라인에서도 반응이 터져 나왔어요. 엑스에서 ‘플라스틱의 윤회’가 포함된 게시글은 2만6000건 넘는 리트윗이 일어났죠.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아무리 설명해도 직관적이기 어렵잖아요? 재미도 없고요. 저희는 박람회라는 기회가 사람들을 ‘플라스틱 윤회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게 통했어요.

저희는 ‘직접 하는 경험에 유통기한이 길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저희가 워크숍을 열었던 것처럼, 굳이 오프라인 행사에 도전하고 굿즈를 직접 만들어 보게 하는 이유죠.”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노플라스틱선데이는 ‘플라스틱의 윤회’라는 컨셉으로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활용’을 ‘윤회’라는 불교 교리로 풀어냈다는 점에 불교박람회에 참가한 Z세대들은 ‘센스 있다’는 반응을 남겼다. ⓒ노플라스틱선데이

Chapter 5.
‘착해요’ 대신 ‘귀엽죠?’라고 말 거는 브랜드 

이쯤에서 궁금해졌어요. 키링으로 ‘윤회’까지 만들어 낸 노플선이 생각하는 다음은 뭘까요? 이건희 대표는 “친환경 브랜드 속에서 계속해서 다른 문법을 던지겠다”고 말했어요.

“‘착하니까 사주세요’ 대신, 다른 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드리려면 ‘얼마나 착하냐’보단 이걸 샀을 때 ‘얼마나 만족스럽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걸 계속해서 배우고 있죠.

그래서 저희는 친환경 브랜드로 분류되려 하지 않아요. 패션 액세서리 시장에서 경쟁하려 하죠. ‘귀여우니까 샀는데’ 알고 보니 친환경인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게 저희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이에요.”
_이건희 프래그 대표

즉, ‘귀여워서 샀는데 의도도 좋네?’라는 생각이 드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거예요. 이 목표에 따라 조민정 디렉터는 “귀여움의 범위를 더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어요.

“주관적인 영역의 귀여움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에요. 우리만 귀여운 것 말고,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귀여움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죠.”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조 디렉터는 2025년 3월 김밥집과 스마트톡을 만들 때의 일을 소개했죠. 제품을 귀엽게 전하기 위해 ‘귀여운 척’을 하지 않았다고 했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과장해서 귀여움을 더하지 않은 거예요. 가령 김밥을 의인화해 눈이나 팔다리를 다는 디자인은 하지 않은 거죠.

대신 ‘실감 나는 소꿉놀이 장난감’처럼 김밥 단면을 묘사해 스마트톡을 디자인했어요. 단면엔 입체감을 더해, 재료가 밥보다 튀어나온 느낌을 살렸어요. 그 위에 붙은 깨를 묘사할 땐 오돌토돌한 감각을 더했고요.

“귀여움에도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칫 더 귀여워지려는 순간, 확 멀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희도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이 갔다 싶으면 냉정하게 어제의 파일로 돌아가기도 해요.

저희가 생각하는 귀여움은 너무 애쓰지 않는 거예요. 의도치 않아도 귀여움이 새어 나오는, 그런 무해한 모습에 반응한다고 보죠. 저희가 제안한 키링과 스마트톡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_조민정 프래그 브랜드 디렉터

이제 노플선은 귀여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사세를 키우고 있어요. 2025년 6월 더 큰 공장에 자리 잡았거든요. 2021년 브랜드를 시작할 당시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10평 제조 시설은, 이제 인천의 200평짜리 공장이 됐죠. 로봇 자동화 생산 기계도 4대로 늘었고요.

마지막으로 이건희 대표에게 물었어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노플라스틱선데이가 꿈꾸는 미래가 무엇인지를요.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제품들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연결하는 미디어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우리는 이 미디어, 제품이 지속가능한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지도록 꾸준히 탐구하고 만들어 나갈 겁니다.”
_이건희 프래그 대표

노플라스틱선데이는, 굿즈로 사람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노플라스틱선데이를 만든 삼총사의 모습. (왼쪽부터) 조민정 브랜드 디렉터, 이건희 대표, 최현택 매뉴팩처팀 리더. ⓒ롱블랙


롱블랙 프렌즈 C 

귀여움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하루’를 제안한 노플라스틱선데이 이야기, 어떠셨나요? 저는 작은 키링을 오래 쓰는 ‘애착템’으로 만들기 위한 사투가 마음에 깊이 남았어요.

노트를 끝까지 읽은 롱블랙 피플을 위해 ‘태그미 키링 1+1’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노트에 소개된 ‘태그미 럭키 키링’을 구매하시면, 롱블랙에서 함께 만든 ‘태그미 문장 키링’을 하나 더 선물할게요!

자세한 내용은 이 시크릿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아참, 이 행사는 선착순 100명 한정이니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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