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C
20년 가까이 ‘간장’을 큐레이션 한 사람의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얼마 전 일본에서 이 일을 18년간 해낸 사람을 발견했어요!
주인장은 다카하시 만타로高橋 万太郎. 그는 스물여덟 살인 2007년부터 장인간장職人醤油을 운영했어요. 일본의 양조장 400곳을 돌아다니며 100종 넘는 간장을 모아 팔았죠*.
*장인간장은 온라인 판매로 시작한 브랜드다. 오프라인 직영점은 다카하시의 고향(군마현 마에바시시)에서 201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파는 방식도 독특해요. 500ml~1L 병이 아닌, 100ml 작은 병에 간장을 담아 팔거든요. 이 작은 병들이 지금은 도쿄와 오사카에 자리한 일본 96개 백화점과 고급 식료품점에도 들어가 있어요. 대기업들이 점령하고 남은 20%의 간장 시장을 장인간장이 훅 파고든 거예요!
궁금했어요. 다카하시는 어떻게 ‘간장을 편집할 생각’을 했을까요? 그의 큐레이션 여정에서 배울 점을 찾아봤어요!
Chapter 1.
현미경 영업사원, ‘팔릴 상품’으로 간장을 찍다
1980년생의 다카하시 만타로는 원래 현미경 제조사의 영업사원이었어요. 그의 대학 전공은 경제학. 간장은 물론, 요리와도 거리가 먼 삶을 살았죠.
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언젠가 창업하리라’는 욕심이 있었어요. 사회생활을 영업으로 시작한 것도 ‘시장이 돌아가는 걸 알고 싶어서’였죠. 회사도 딱 3년만 다녔어요. 2006년 결혼과 함께 퇴사했죠.
퇴사 당시 28세였던 다카하시는 아내와 3개월간 ‘창업 준비를 겸한 신혼여행’을 떠났어요. 일본을 돌면서 ‘팔릴 아이템’을 찾았대요. 북동쪽의 홋카이도에서 남서쪽의 야마구치를 훑었다고 해요.
이때 다카하시의 눈에 들어온 건 지역 특산품. 간장이나 된장, 술 같은 걸 만드는 장인들이었어요.
“장인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씀이 있었어요. ‘우리가 좋은 걸 만든다는 자신감은 있다, 하지만 잘 팔지는 못한다’는 것. 지역 안에서는 잘 되어도, 다른 곳까지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거예요. 그 말씀을 곱씹으며 생각했습니다. ‘그 판로, 내가 열면 되지 않을까?’”
_다카하시 만타로 장인간장 창업자 겸 대표, 2021년 쓰치다 주조와의 대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