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 역사를 새긴 바둑 천재, 계속 배우는 삶을 이야기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아버지를 떠올리면 바둑판이 함께 생각납니다. 아버지는 바둑을 참 좋아하셨거든요. 주말이면 상대 없이 혼자 바둑알을 놓으시곤 했죠.

그런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바둑 기사가 이창호 9단입니다. 바둑을 모르는 저조차도 그가 세계를 제패한 천재 소년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이 9단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한때 바둑 기자였던 정아람 JTBC 기자를 만나 물었어요. “지금도 계속 시합을 출전하고, 매일 바둑을 두신다”는 대답에 깜짝 놀랐어요. 정 기자는 롱블랙을 위해 이창호 9단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이창호 9단의 모습을 롱블랙 피플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죠.


정아람 JTBC 경제산업부 기자

저는 이창호 키드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1992년에 처음 바둑을 배웠습니다. 그해 초, 이창호 사범*이 최연소 세계 챔피언이 됐습니다. 이 천재 소년 때문에 전국에 바둑 붐이 불었습니다. 제가 살던 대전 주택가에도 이곳 저곳 바둑 학원이 생겼습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저도 바둑을 시작했습니다.
*바둑인들이 실력 높은 이를 높여 부르는 말. 국내 3대 바둑 도장에서 정식 수련을 한 정아람 기자는 이창호 9단을 사범이라고 부른다. 

1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으니 저도 기재棋才가 아주 없진 않았던 것 같아요. 4년 정도 바둑을 파고들다 어느 순간 놓았습니다. 취미로만 바둑을 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 때의 경험 덕에 일간지에서 5년이나 바둑 기자로 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