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 경험에 지적 탐구를 더할 때, 좋은 취향이 생긴다


롱블랙 프렌즈 B

성수동의 개척자.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Atelier Écriture 대표에게 붙는 수식어입니다. 그는 2014년 성수동의 100평짜리 인쇄 공장을 개조해 자그마치Zagmachi라는 카페를 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성수동은 공장 지대였습니다. 자그마치가 생기면서 디자인 업계 사람들이 성수동을 드나들고, “성수동에 가면 재미있는 것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가정집 느낌의 카페 오르에르or.er.(2016), 소품샵 오르에르 아카이브or.er.archive(2018)와 어른을 위한 문구점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2018), 구움과자 가게 오드 투 스윗ode to sweet(2020)까지. 성수에만 4개의 공간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김재원 대표가 새 공간을 열었다”는 건 그 시즌 성수동을 찾을 이유가 되곤 했습니다. 지난 12월에 런칭한 복합문화공간 LCDC에 한달 동안 3만명이 다녀간 것도, 이 공간을 그녀가 디렉팅했기 때문일 겁니다.

김 대표의 공간을 좋아하는 건,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감성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트렌드도 레퍼런스도 묻어나지 않는데, 굉장히 감각적입니다. 인터뷰를 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롱블랙 인터뷰 위크 : 감각의 설계자들>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

제 직업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브랜드를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제가 연 카페와 문구점, 그리고 디저트 가게는 모두 제 포트폴리오들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무용無用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해요. 초등학생 시절, 예쁜 지우개를 보면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그 두근거림으로 평생 예쁜 물건들을 찾아다니고 모으고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연히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되고, 남들과 다른 제안을 하게 됐어요. 그러니 제게 “그 감각이 어디에서 나왔냐”고 묻는다면, 두근거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