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로우 : 가구 만들던 형제, 밀크박스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꿈꾸다


롱블랙 프렌즈 K 

하이브로우, 요즘 여기서 만든 밀크 박스가 자주 보입니다. 이태원 카페의 야외 테라스, 음악 페스티벌, 심지어 오늘의집 자취방 인테리어에도 등장하죠. 캠핑용 의자에서 휴대용 책장까지, 쓸모가 다양해요.

알아보니 판매량이 만만치 않네요. 밀크 박스는 매년 3만~7만 개, 지금까지 약 20만 개가 팔렸어요. 캠핑용 의자나 텐트, 공구 정리함도 캠퍼들 사이에선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이죠. 자타공인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급부상한 거예요.

2020년엔 약 25억원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약 9억2천만원) 약 2.7배로 늘었죠. 이젠 양평의 590평 부지에 사무실과 공방, 카페, 쇼룸, 창고, 버거 가게까지 겸비한 복합 문화단지를 짓고 있습니다. 배우와 건축가 형제가 2013년 시작한 이 브랜드, 캠핑 생활의 아이콘이 된 비결은 뭘까요.


이천희·이세희 하이브로우 대표

하이브로우, 하면 밀크 박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배우 이천희가 만든 브랜드란 건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창업자 형제의 끈질긴 노력 덕분입니다. 이름이 제품을 짓누르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했거든요.

등에서 허벅지까지 감싸는 캠핑 의자 릴렉스 체어, 커피를 올려둔 채 불멍할 수 있는 파이어 플레이스 테이블, 캠핑장에서 설거지통, 쓰레기통으로 요긴하게 쓰이는 워크 버킷까지. 모든 제품은 형제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가벼운 마음으로 야외에 나가보자”고요.


Chapter 1.
시작 : 가구 만들던 형제, 손끝에 남은 나무의 감각을 떠올리다

이천희 대표는 틈만 나면 가구를 만들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마친 뒤엔 목공소에서 살다시피 했죠. 원목으로 테이블이나 의자, 책장을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하는 게 취미였거든요. 

어린 시절의 영향이 큽니다. 의왕에 있던 이천희 대표의 집엔, 부모님이 직접 만든 가구로 가득했어요. 두 분 다 손재주가 좋았거든요.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침대나 옷장같은 가구를, 어머니는 등가구* 소모임에 나가 TV장이나 소파를 만들어왔죠.
*등나무로 만든 가구의 총칭. 보통 등나무 줄기를 이용해 의자, 탁자같은 가구를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