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 삶을 롱테이크로 관찰하라, 그곳에 울림이 있다


롱블랙 프렌즈 B 

박스를 주워 고물상에 파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는 당신 키만 한 리어카를 끌고 부지런히 골목을 누빕니다. 리어카 한가득 박스를 줍고 할머니가 받은 건 1만원짜리 지폐 한 장과 동전 몇 개, 그리고 요구르트 한 병입니다. 

촬영 감독이 그만 가보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서둘러 요구르트 하나를 손에 쥐여줍니다. “나 사진 찍느라고 힘들었으니까 오늘 이거 하나 드릴게. 제일 좋은 거. 사흘째 만나면서 선물 하나 안 줬잖아.”

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2008년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의 <인생 만물상 - 고물상 72시간>편입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이 장면은 가끔 생각나요. 

오래 기억되는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다큐 3일>을 제작한 황범하 KBS PD는 그 답을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황 PD는 1991년 KBS에 입사했어요. <명작 스캔들> <낭독의 발견> <역사저널 그날> <다큐멘터리 3일>을 연출하며 시사 교양에서 업력을 쌓아왔죠. 지금은 <영상앨범 산>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