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으로 : 읽는 뇌의 위기, 책이 필요한 이유를 환기시키다


롱블랙 프렌즈 B 

지난 수요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다녀왔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거든요. 코로나의 여파로 작년, 재작년엔 소규모로 열렸던 서울국제도서전이 3년 만에 코엑스로 돌아온 겁니다. 저처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이 참 반갑더군요.

올해는 유독 책보다도 책과 관련된 굿즈에 눈길이 갔습니다. 특히 책 속 문장들을 짤막하게 카드로 만든 굿즈가 가장 인상깊었죠. 그런데 문득, ‘글’이 아니라 ‘문장’만 강조하는 이 현상이 조금 아쉬워지기도 했습니다. 짧은 문장은 임팩트는 강하지만 깊은 사유를 이끌지는 못하니까요.

생각해 보니 저도 최근엔 두꺼운 책을 안 읽고 읽었더군요. 장은수 대표님께 이런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tl;dr 증후군’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장 대표님께 더 자세히 들어봐야겠습니다. 심각한 병인가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tl;dr 증후군’을 아시나요. ‘Too Long; Didn’t Read(너무 길어서 읽지 않았다)’를 줄인 말이에요. 주의력이 떨어져, 길거나 어려운 글을 읽을 때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죠. 원인은 하루 내내 감각적, 자극적 정보를 쏟아붓는 디지털 미디어 중독입니다.

여러분, 최근 길고 복잡한 고전 장편소설이나 두껍고 지적인 벽돌책을 붙잡고 꼼꼼하게 읽은 적이 있나요? 요즘 이런 분은 참 드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