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 선글라스에서 출발한 유니콘, 재무제표를 읽다


난 뒤를 파보는 걸 좋아해. 앞에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잖아. 잘 나가는 카페를 봐도 머릿 속으론 손익부터 계산해보지. 한달 매출은 얼마일지, 유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어림하면서 말이야.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더라. 고태순 회계사. 멋진 브랜드를 보면 이런 생각부터 든대. 장부 한번 열어보고 싶다. 

그래서 같이 열어봤어.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장부를 말이야. 멋진 선글라스, 파격적인 매장만큼 비즈니스도 엣지있게 펼치고 있을까.


고태순 회계사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로 출발한 유니콘이지.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기업 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평가될 전망이야. 

선글라스 회사가 기업 가치 1조원? 장부를 열어봤어. 그랬더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 신사업을 잘 확장하고 있어. 여는 사업마다 브랜딩을 탁월하게 해냈고. 

이런 회사를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더 깊이 파봤지. 일단 창업자 김한국 대표 이야기부터 시작할게.

Chapter 1.
탁월함을 꿈꾸던 창업자

김한국 대표의 강연을 본 적이 있어. 주제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작은 성공이라는 걸 이룰 수 있을까>였어. 자신은 너무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얘기하더라. 항상 특별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비범한 노력을 했대.

예를 들면 대학생 때 100만원으로 터키부터 프랑스까지 유럽을 횡단했대. 3개월 동안 책을 100권 읽기도 했지. 헉, 그런데 과도를 옆에 두고 책을 읽었대. ‘목표를 지키지 못하면 손을 잘라버리겠다’고 생각했다는 거야. 여기까지만 읽어도 젠틀몬스터가 왜 범상치 않은지, 알 것 같지 않아?

김 대표의 첫 회사는 금융회사였어. 3개월 만에 회의감에 빠졌대. ‘내가 이렇게 살려고 태어났나’ 싶었다고 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원했겠지. 

작은 영어캠프 회사로 이직했어. 1년 6개월 만에 이사로 승진했대. 어떻게 일했는지 짐작이 가지? 이사가 된 뒤에 쉴새없이 신사업을 제안했어. 무려 10가지나. 최종적으로 채택된 사업이 선글라스였던 거야. 2012년, 젠틀몬스터가 그렇게 탄생한 거지. 

젠틀몬스터, 점잖은 괴물. 역설적이지. 김한국 대표는 이렇게 말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지금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 않나요.” 

비범해지고자 하는 욕망을 ‘몬스터’로 표현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