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히 : 낡은 청바지를 가방으로, 대구의 프라이탁을 꿈꾸다


롱블랙 프렌즈 C 

‘지구를 지키겠다’는 원대한 마음이 있어야만,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재미있어서’ ‘이러면 내 마음이 편해서’ 이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도 있어요. 입던 청바지를 보내면 가방으로 만들어주는 기시히KISIHI의 김승희 작가가 그런 사람이죠.

김 작가는 “나는 업사이클링을 위해 청바지를 뜯는 사람이 아니라, 청바지를 뜯어서 가방 만드는 게 좋은 사람인데 우연히 업사이클링 시대에 사는 것뿐이다”라고 해요. 

미션이 진지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환경을 주제로 전시 작품을 만드는가 하면 업사이클링 강연도 해요. 김승희 작가는 “기시히는 브랜드라기보다는 환경 운동”이라고 말하죠.


김승희 기시히 작가

기시히는 대구의 프라이탁FREITAG*을 꿈꾸는 작은 가방 브랜드예요. 2014년, 김승희 작가가 옷장에서 잠자고 있던 청바지를 가방으로 리폼한 게 시작이었어요. 그 가방에 김승희 이름 석 자의 초성을 따 ‘기시히’란 라벨을 붙였죠.
*스위스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버려진 천막이나 트럭 방수포, 안전벨트 등 남들이 쓰레기로 여긴 것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든다.

가방 하나에 18만원. 결코 싼 가격이 아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기시히 가방’이 회자되면서, 10개 한정 맞춤 주문이 1분 만에 마감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