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걸 : GQ 초대 편집장, 문장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법


롱블랙 프렌즈 B 

저를 에디터라는 직업으로 이끈 잡지가 있습니다. 남성지 《GQ》. 저변을 넓혀주는 소재, 화려한 레이아웃, 멋진 모델들의 화보… 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GQ》만의 고유한 글이었어요. 특히 잡지 서두의 에디터스 레터Editor’s Letter를 보며, “저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제 마음에, ‘이충걸’이란 이름이 우상처럼 남아있던 이유입니다. 마침 김포그니 호프앤피스 저널리스트가 그를 만난다고 하더군요. 지체 없이 그의 아지트가 있는 중구 필동으로 따라나섰습니다.


김포그니 호프앤피스(H.P) 저널리스트

“소통해요~”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메시지죠. 그야말로 ‘대화하기 쉬운’ 요즘이에요. 이런 추세와 반대로 말 한마디, 글 한 줄, 허투루 내뱉지 않기로 유명한 이가 있다고 합니다.

“내 사랑은 우주와 같아. 늘 팽창하거든.” 가벼운 사석에서조차 감각적인 문장을 토해내는 식이랄까요. 국내 매거진 업계에 비범한 바람을 일으켰던 ‘불세출’의 편집장, 이충걸 작가의 얘기입니다.

“나도 몰랐던 모습을 잡아내곤 했다.” 이 작가와 인터뷰했던 이들도 입 모아 말합니다. 뻔한 순간도 그를 거치면 시(詩)가 된다고 해요. 그만의 ‘비기’가 궁금해진 이유입니다.


Chapter 1.
‘펜’은 세계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