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그린푸드 : 교대이층집부터 산청숯불가든까지, ‘레트로 한식’을 개척하다



롱블랙 프렌즈 K 

C가 을지로에서 독특한 고깃집을 발견했대요. 페인트 가게와 조명 가게 사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같이 들어갔어요. 갑자기 3미터 높이의 숯가마가 나타났죠. 진흙이 겹겹이 덧발라진 가마는 입구가 까맣게 그을렸어요. 안에선 새빨간 숯이 달궈지고 있고요. 왠지 야성적인 느낌이 들어요.

가게 이름은 산청숯불가든. ‘산청山靑’이라 적힌 투박한 나무 현판이 붙어있었죠. 안으로 들어가니,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큼직한 돼지고기 덩어리가 쇠갈고리에 턱턱 걸려있거든요. 한 덩어리엔 갈비뼈가 그대로 붙어있더라고요. 

대나무자리를 대충 묶어둔 나무 의자, 누렇게 빛바랜 종이가 코팅된 메뉴판들. 여기가 을지로인지 지리산 자락 밑 산장인지!

알고 보니 교대이층집, 세광양대창, 오목집을 운영하는 세광그린푸드가 2023년 2월 론칭한 브랜드래요. 이게 다 한 회사의 브랜드였다니. 차승희 인차지님과 김슬기 세광그린푸드 대표를 만나러 갔어요.



차승희 신라호텔 F&B 플래닝 인차지

22살에 이자카야 창업으로 외식 업계에 발을 들인 김슬기 대표. 18년이 지난 지금, 8개의 한식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교대이층집, 세광양대창, 오목집, 교대평상집… 그가 만든 브랜드들은 복고풍의 공간 연출이 특징입니다. 전 여기에 ‘실존하는 빈티지’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몇 개월 전 문을 연 가게인데, 20년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한 공간감을 기획해요. 

세광그린푸드의 직영점은 총 18개. 가맹점까지 합치면 120개가 넘습니다. 진입은 쉽지만, 지속은 어려운 F&B 시장에서 개인이 외식기업을 일궈낸 거예요. 김 대표가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