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랜덤하우스 : 90살의 출판사, ‘모두를 위한 책’의 가치를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요즘 책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틱톡을 보셔야 합니다. 의외인가요. ‘#Booktok북톡 챌린지’ 때문이에요. 책을 추천하거나 신간을 언박싱하는 콘텐츠가, ‘#북톡’ 해쉬태그를 달고 올라옵니다.

북톡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1770억 회 이상(2023년 9월12월 기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톡이 2021년 도서 판매량 상승에, 5%가량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하죠.

북톡 콘텐츠를 보다 보면, 특히 한 출판사가 눈에 띕니다. 펭귄랜덤하우스. 세계 최대 출판사죠. 펭귄랜덤하우스가 선보이는 북톡 마케팅은 책 소개에 그치지 않아요. 커뮤니티를 만들어, ‘책의 가치’ 자체를 일깨우죠. 오늘은 펭귄랜덤하우스의 마케팅을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 1.
시작 : 가난한 이들도 책이 필요하다

펭귄랜덤하우스는 세계 최대 출판사입니다. 2013년 펭귄북스와 랜덤하우스가 합병해, 지금의 펭귄랜덤하우스가 됐죠. 2022년 기준 연 매출 42억 유로(약 6조원). 글로벌 출판 시장의 20%를 차지합니다.

시작은 영국의 작은 출판사였어요. 1935년 창업자 앨런 레인Allen Lane은, 어느 주말에 기차 여행을 떠났어요. 그는 기차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고 싶어했죠.

하지만 선뜻 책을 사지 못했어요. 책 값이 부담 됐거든요. 당시 책값은 한 권에 7~8실링. 담배 한 갑 가격이 0.5실링(6펜스)이었다니, 짐작이 가시나요.

앨런은 생각합니다. ‘책은 왜 이렇게 비싼가. 아니, 비쌀 필요가 있는가?’ 당시 책은 사치품에 가까웠어요. 가죽을 덧댄 양장본이 기본이었죠. 귀족들은 집에 인테리어 소품처럼 책을 사 진열했습니다.

앨런은 행동파였어요. 직접 출판사를 차려요. 이름은 펭귄북스. ‘위엄 있으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바랐거든요. 책 사이즈는 손바닥만 하게. 표지는 가죽 대신 종이로. 가격은 6펜스로. 담배 한 갑이면 누구나 책을 사도록 했죠.

‘저렴하고 좋은 콘텐츠’. 앨런이 내 건 펭귄북스의 전략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등의 판권을 사들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