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 텐바이텐과 29CM, 닷슬래시대시를 탄생시킨 감각


해변에 누워있는 고양이, 펄펄 끓는 훠궈탕을 오래 쳐다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11월 1일에 문을 연 소셜 미디어 닷슬래시대시dotslashdash 이야기입니다. 닷슬래시대시는 숏폼 영상 플랫폼이에요. 최대 4분 길이의 영상을 올릴 수 있죠.

그런데 올라오는 영상이 독특합니다. 유튜브·틱톡과는 완전히 달라요. 일단 조용합니다. 요란한 배경 음악과 쉴새없는 설명이 없습니다. 해변의 바람 소리, 훠궈탕 끓는 소리가 다예요. 셀카가 거의 없다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대부분 자신이 아닌 주변을 관찰한 영상을 올리죠.

제가 이 플랫폼을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이창우 대표가 내놓은 새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과 패션 커머스 29CM에 이은, 이 대표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저는 이창우 대표의 플랫폼을 볼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텐바이텐을 처음 봤을 땐 ‘어디서 이렇게 예쁜 물건만 모아다 파는 걸까’ 궁금했고, 29CM를 봤을 땐 ‘와, 무슨 쇼핑몰 사진이 화보같지’ 하고 놀랐어요. 두 서비스를 한 사람이 창업했다는 걸 알고는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두 번이나 감각적 커머스 플랫폼을 성공시킨 이창우 대표는 왜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까요. 롱블랙이 이창우 대표를 직접 만났습니다.


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 

2001년 텐바이텐, 2011년 29CM, 2021년에 닷슬래시대시. 어쩌다보니 10년마다 서비스를 하나씩 열게 됐네요. 계획이었냐는 질문도 듣지만 우연일 뿐입니다.

세 서비스 모두 커머스나 패션, 영상을 잘 알아서 덤벼든 건 아닙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걸 내놓으면 사람들이 머지않아 좋아하게 될 거라고 믿었어요. 그걸 읽는 게 제가 가진 감각인 것 같고, 닷슬래시대시도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Chapter 1.
기회를 발견하는 감각 : 머지않아 확산할 거라는 확신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건축은 쓸모있고 아름다운 걸 만드는 학문이잖아요. 제가 만든 서비스들이 감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아마 제 전공과도 연관이 있을 겁니다.

학교* 분위기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이었어요. 자연히 저도 사회적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저는 소수의 사람을 위한 시장에 관심이 없어요. 29CM가 잘 되니 명품 커머스를 해보라는 말도 들었는데, 명품은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좋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한 것을 퍼뜨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이 다 그랬어요.
*이창우 대표는 한양대 건축학과를 나왔다.

대학 3학년 때 첫 해외 여행을 갔습니다. 유럽으로요. 거기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신 트렌드의 디자인 용품이 실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겁니다. 한국이었다면 예술품 대접을 받으며 진열장에 놓여있을 법한 물건들이었죠. 컵과 접시는 물론이고 쓰레기통 하나까지도 너무 감각적이었습니다. 한국의 생활용품은 아직 실용성이 중요하던 때였거든요.

졸업 뒤 삼성물산의 온라인 쇼핑몰팀에 입사했어요. 삼성몰이라는 이름의 종합몰에서 서비스 기획을 맡았습니다. 이때 유럽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회사에 신사업을 제안했습니다. “디자인 전문 쇼핑몰을 만들면 될 것 같다”고 했죠. 신입사원의 제안이 대기업에 먹히지 않잖아요. 그래서 나와서 창업을 했습니다.

사업을 모르는데도 기회에 대해선 확신했습니다. 어차피 새로운 기회란 건 예측 가능한 범위 바깥에 있는 거예요. 예측 가능한 범위의 일은 경쟁 상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신생 기업은 그 범위의 바깥에서 기회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죠. 문제는 그 기회는 사전 검토나 증명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냥 믿고 가는 거죠.

디자인 용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2001년 10월, 대학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다섯 명*이 모여 텐바이텐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공동 창업 멤버였던 최은희씨가 현재 텐바이텐의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