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 : 한국 최초의 바티칸 변호사, 30년 공부로 한계를 넘다


롱블랙 프렌즈 B 

‘공부는 시작만 있을 뿐, 끝이 없다’고 하죠. 학교만 졸업하면 해방일 줄 알았건만. 교실 밖은 공부할 것 투성이였죠. 직업 찾는 일부터 사람 사귀는 일, 건강을 유지하는 일까지요.

의지를 다잡을 때, 한동일 작가를 떠올립니다. 책 『라틴어 수업』의 저자로 알려진 분이죠. 서강대학교에서 2010년부터 12학기를 강의한 내용 중, 삶에 나침반이 될 28개의 라틴어 문구를 꼽았습니다. 

한 작가의 수업은 교내에서 명강의로 불렸어요. 라틴어를 넘어 고대 그리스·로마인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현대인이 배울 점을 짚었죠. 300석 대강의실은 늘 만석.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재미’를 선물했습니다.



한동일 작가

『라틴어 수업』이 인기를 끌자, 사람들은 강사의 이력을 궁금해했습니다. 낯선 단어가 쏟아졌습니다. 바티칸 교황청 사제, 라테라노 대학교 교회법학 석박사, 한국인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까지. 

그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어려운 공부’를 해보겠단 거였죠. 30년을 공부에 매진한 그는 끝내 한 줌의 깨달음을 전합니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할 때, 공부가 재밌다”는 겁니다. 목적 없는 공부로 고통받는 학생이 없길 바라며, 그는 공부에 대한 책을 쓰는 중입니다. 연휴의 마지막 날, 한 작가와 함께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를 배워봅니다.

 
Chapter 1.
도라지와 신문 더미에 파묻힌 소년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내가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더라.
_토마스 아 켐피스(1380~1471), 독일의 수도자이자 종교사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