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부 키친 : 셰프가 스스로를 돌보며 요리하는, 원테이블 식당입니다


롱블랙 프렌즈 K  

긴 연휴 뒤 보낸 한주. 몸은 부쩍 고단했고, 마음은 평소보다 분주했어요. 이번 주말, 하루만은 차분하게 보내야겠습니다. 마음의 보양 차 예약한 식당이 있어요. 재료와 요리법, 식당 운영까지 미니멀리즘 철학을 기반으로 한 곳이에요. ‘미니멀리스트키친 이수부(이수부 키친)’입니다.

이수부 셰프. 그가 건넨 명함에 ‘밥 짓는 이’라고 쓰여있어요. ‘셰프’보다는 ‘따뜻한 한 끼를 짓는 사람’이라는 말을 더 듣고 싶대요.

이수부 셰프는 뉴욕 CIA*에 유학을 다녀와, 신라호텔 주방장으로 일했어요. 지금은 도곡동에서 원테이블 레스토랑 ‘이수부 키친’을 운영하고 있죠.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세계 3대 요리 학교 중 한 곳이다.


이수부 셰프

이수부 키친은 도곡동의 조용한 주택가에 있어요. 눈에 띄는 큰 간판 대신, ‘이수부’라고 적힌 작은 입간판이 손님을 반겨요. 실내에 들어서자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은은한 주황빛 조명에 클래식 음악이 흘러요. 차근차근 눈길 둘 곳이 많더군요.

이 셰프는 저녁 시간 한 팀만 손님을 받아요. 점심 장사는 하지 않습니다. 낮에는 그날 쓸 재료를 장 봐요. 최소한의 식재료만으로 요리합니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죠. 단맛은 설탕 대신 꿀이나 죽염 같은 재료로 내요.

그가 처음 도곡동에 자리 잡은 건 2013년. 올해로 딱 10년 되었어요. 한 곳에 뿌리내려, 오랫동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