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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M : 세계 최초 모듈 가구, 50년 역사의 세련된 고전이 되다



롱블랙 프렌즈 B 

USM이란 스위스 가구 브랜드를 아시나요? 이름이 좀 낯선 분이라도, 막상 보면 눈에 익은 가구일 겁니다. 크롬과 스틸 소재의 둥근 파이프 프레임, 노랑·파랑 등 선명한 원색 페인트로 도장된 표면. 어디에 두어도 한눈에 들어와요. 

크롬이 전통적으로 럭셔리한 소재는 아니죠. 그런데도 가격이 꽤 나가요. USM 서랍 두 개짜리 장 하나가 300만원에 팔립니다. 또 하나의 반전은 생각보다 오래된 역사입니다. 트렌디하고 모던한 디자인인데 올해로 57년 됐어요. 더 놀라운 건, 디자인이 처음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겁니다. 

USM이 ‘세련된 고전’이 된 비결을 분석해 봤어요. 마침 한국을 찾은 카트린 에커트Katrin Eckert USM 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만났습니다.



Chapter 1.
시작 : 레고처럼 조립할 수 있는 사옥과 공장

USM은 그 역사를 따지자면 100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요. 출발은 가구가 아닌 공장 건물이었습니다. 1885년 울리히 셰러Ulsich Scharer란 사람이, 스위스 베른주의 작은 마을 뮌징겐Munsingen에 금속가공 공장을 세웠어요. 자물쇠와 경첩, 창호를 만드는 공장이었습니다. 이 공장, 창호 전문회사로 입지를 굳혀나갔어요. 1990년대 초 스위스 내 창호 점유율의 50%를 차지할 정도였죠.

이 공장을 오늘날의 USM으로 만든 건, 설립자의 3대손 파울 셰러Paul Scharer입니다. 그는 1960년 초 사업을 확장하며, USM 자체 공장과 사옥을 짓기로 해요. 

설계를 의뢰받은 스위스 건축가 프리츠 할러Fritz Haller가 창의성을 발휘합니다. 이른바 ‘모듈 건물’을 고안해 냈어요. 사용한 소재는 스틸 프레임과 유리 벽이 다예요. 이 둘을 조립하면, 마치 레고처럼 사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죠. 놀랍게도 USM 공장과 사옥은 55년간 한 자리에서, 모듈 시스템만으로 그 규모를 늘려왔어요. 현재는 약 5만 ㎡(약 1만5000평)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