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 세상의 욕망을 욕망하지 말 것


롱블랙 프렌즈 B

하루에 세 잔씩 마시던 커피를 줄이고 있어요. 잠을 푹 자고 싶어서요. 한 친구는 제게 “양을 세지 말고, 내가 가진 축복을 세라”고 권했어요. 내가 가진 축복을 하나둘 떠올리며 마음을 안정시키라는 겁니다. 

또 다른 친구는 불안함이 불면의 원인일 수 있다며 책을 추천했어요. 제목이 마음에 듭니다. 『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영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매트 헤이그Matt Haig가 불안증과 공황장애 경험을 전하며, 불안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말합니다.  


Chapter 1.
우울증이 커밍아웃이 되지 않도록

매트 헤이그는 20대 내내 심한 불안증과 공황장애를 겪었어요.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갈 때면 진열대의 제품들이 자신을 노려보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마네킹과 눈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과호흡이 몰려왔어요.

가족과 연인이 곁에서 응원했지만 ‘내 고통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빠졌어요. 세상에 홀로 동떨어진 기분이었죠. 한동안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일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공황, 불안, 우울… 매트만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 성인의 1.7%가 우울증, 3.1%가 불안장애*라는 결과가 있어요. 롱블랙 피플 중에도 마음이 힘든 분이 분명 있을 거예요.
*보건복지부 ‘2021 정신건강실태조사’. 

매트는 두 가지 변화가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선, 정신질환을 ‘고백해야 하는’ 풍조가 사라져야 하죠. 정신질환 역시 독감 같은 질환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언젠가는 어떤 유명 인사가 자신의 우울증에 대해 터놓고 말해도 그것에 대해 언론매체들이 ‘대단한 용기’나 ‘커밍아웃’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날이 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 불안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씩이나 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_4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