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시옹 장물랭 : 1인 출판사, 180년 된 유럽의 고서적을 복각하다



롱블랙 프렌즈 C 

겨울에만 파는 책을 득템했어요! 지난달 열렸던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요. 무려 1843년 출간된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크리스마스 캐롤』 초판본이에요. 180년 전 영국에서 만든 책을, 한국의 출판사가 한정판으로 복각했어요.

하나의 공예 작품 같아요. 벽돌색의 표지는 코듀로이처럼 세로로 골이 파인 종이*를 썼어요. 코팅을 안 해서 시간이 흐르면 에이징ageing 된대요. 앞표지엔 크리스마스 리스와 영문 제목이 금박으로 새겨졌어요. 책배**도 반짝이는 금빛에, 붉은 패브릭 케이스까지. 본문은 고전답게 빛바랜 느낌을 냈어요.
*레쟈크지 92번. 줄무늬가 또렷한 수입지이다. 
**책등의 반대쪽 면.

책을 펴낸 출판사는 에디시옹 장물랭Editions Jeanmoulin. 이름만 들으면 파리의 골목에 있을 법한데, 서울의 1인 출판사예요.



이하규 에디시옹 장물랭 대표

한 달 평균 9033원. 요즘 20·30대가 종이책에 쓰는 돈이에요. 1만원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2022년엔 전국 대학 도서관에서 장서 200만 권을 폐기했죠. 종이책을 읽는 사람이 적으니까요.
*통계청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초이다. 

하지만 에디시옹 장물랭은 여전히 종이책으로 승부해요. 2016년에 창업해 지금까지 1인 출판사로 운영 중이에요. 그간 20여 권의 책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선보였는데, 누적 펀딩 금액이 3억9000만원이 넘어요. 누적 후원자는 1만 명 이상. 대체 어떤 책을 만들까요? 이하규 에디시옹 장물랭 대표를 만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