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릭서 이하나 : 국내 비건 뷰티의 선도자, 화장품으로 꿈과 용기를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K 

토끼의 목을 고정하고, 안구*에 수백 번 넘게 마스카라를 바릅니다. 등에 상처를 내고 화장품을 바른 다음, 염증이 생기는지 테스트해요. 화장품 제조 단계에서 이뤄지는 동물 실험이에요.
*토끼의 눈에는 눈물샘이 없어 마스카라 실험에 많이 쓰인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화장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요. 그 답을 찾다가 한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한국 최초의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멜릭서Melixir예요. 

한국에서는 비건vegan*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2018년. 이하나 대표는 29살에 멜릭서를 창업해, 6년 만에 연평균 40%씩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워냈어요. 국내 비건 뷰티 시장에 첫 발자국을 찍은 그가, 롱블랙 <Be Bold> 위크의 네 번째 주인공입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실크나 가죽같이 동물에게서 원료를 얻는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하나 멜릭서 대표

이하나 대표를 만난 곳은 도산대로의 멜릭서 하우스. 멜릭서의 사무실이자 제품을 개발하는 공간입니다. 바닥에는 카펫과 방석이 깔려있고, 우드 톤의 가구와 패브릭 소파가 놓인 것이 꼭 누군가의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세면대나 주방에는 멜릭서의 핸드 워시와 핸드크림이 곳곳에 비치돼 있어요. 12명의 팀원과 강아지 바나가 이곳에서 함께 합니다. 

하지만 불과 6년 전 멜릭서 사무실의 풍경은 사뭇 달랐어요. 2018년 이하나 대표 혼자서 한 스타트업 사무실에 세 들어 일했죠. 혼자서 제품 기획부터,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까지 도맡았어요. 유통처로부터는 ‘비건이 뭐냐’는 질문을 수없이 맞닥뜨렸고, 제품을 만들어 줄 공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