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이혜미 : 13년 직장 생활이 낳은 브랜드, 파리 패션위크를 사로잡다


롱블랙 프렌즈 L 

알파벳을 재밌게 갖고 노는 패션 브랜드가 있어. 2013년 론칭한 잉크EENK. 론칭 때부터 ‘레터 프로젝트Letter Project’를 진행해왔어. 알파벳을 하나 정해서 이를 키워드로 신상 아이템을 내놓는 거야. ‘B for Beanie’ 컬렉션에선 비니를, ‘H for Handbag’ 컬렉션에선 핸드백을 선보이는 식이야. ‘I for Indigo’ 컬렉션에선 인디고 색 옷과 액세서리를 출시했지. 

컨셉뿐 아니라 성장세도 눈에 띄어. 2022년 국내 홀세일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어. 유명 편집샵 분더샵에선 재고 소진율이 90%에 달한대. 갖다 두면 팔리는 거지. 해외에서도 주목해. 2018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일본 등 12개국에 진출했어. 전체 매출 중 65%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지.  

그런데 이 브랜드, 한 직장인의 사이드 프로젝트였대. 불과 10년 전엔 직장인이었는데, 지금은 해외로 수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운영한다? 도대체 어떤 길을 걸어온 거지?

대담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사람들을 만나는 Be Bold 위크. 오늘 주인공은 잉크의 대표, 이혜미 디자이너야. 이태원 인근의 쇼룸 ‘메종잉크Maison EENK’에서 그를 만났어. 윤경혜 눈이부시게 대표도 함께했지.


윤경혜 눈이부시게 대표 

이혜미 디자이너는 13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국내 패션 대기업인 한섬과 제일모직, 코오롱 등에서 경험을 쌓았죠.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디자이너로만 일하지 않았습니다. 소재부터 MD*까지 여러 직무를 거쳤어요. 여느 디자이너들과는 다른 행보였죠. 그는 옷을 더 잘 이해하고 만들 수 있다면 자리를 가리지 않았어요. 여성복과 남성복, 키즈 브랜드를 모두 경험하며 ‘패션 올라운더’로 성장했죠.
*머천다이저Merchandiser의 줄임말. 패션 상품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