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갈비 : 37년 갈빗집, 부엌의 장인들을 무대 위에 세우다


롱블랙 프렌즈 B 

명장. 기술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름난 셰프가 많아진 요즘이지만, 여전히 부엌 뒤편에 머무는 명장들도 있습니다. 당신이 한평생 일궈낸 맛을 찾는 단골이 많다지만, 당신의 얼굴이나 이름을 알지는 못하죠.

2019년 별세한 평양냉면 장인, 김태원 옹이 그랬습니다. 평양냉면 외길 60년. 업계에선 그를 평양냉면 역사의 산증인이라 불렀어요. 허영만 화백의 식객 「평양냉면」편의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냉면에 대한 고집이 대단해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주는 식당이라도 뛰쳐나오는 것으로 유명했다죠.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일한 곳이, 벽제갈비의 서브 브랜드 봉피양입니다. 

그리고 2023년. 벽제갈비는 30년 내공의 명장들을 부엌 밖으로 불러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벽제갈비 이야기입니다.



차승희 신라호텔 F&B 플래닝 인차지

얼마 전 ‘벽제갈비 더청담’에서 생소한 경험을 했습니다. 총 주방장이 테이블에 찾아와, 생갈비 손질을 직접 보여주는 겁니다. 

갈빗대에서 떼어낸 두툼한 고기에, 어슷어슷 다이아몬드 모양 칼집을 냅니다. 앞 면에 50여 번, 뒤집어서 또 50여 번. 갈빗살 하나 당, 칼집이 100여 번 들어가요. 두께가 1cm 조금 못 되게 저며낸 살을 들어 보이자, 아코디언처럼 쫙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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