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 버려진 비누와 백자 사진, 무인양품과 대영박물관을 사로잡다

2023.12.11

트렌드&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업계에서 압도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오피니언 리더.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미디어 분야에서 에디터, 편집장, 발행인, CEO 등을 거쳤다. 코스모폴리탄 창간 편집장으로, 엘르, 하퍼스바자, 에스콰이어, 쎄씨 등을 만들거나 경영했다. 30년 미디어 경력으로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브랜드 컨설팅 회사 눈이부시게를 만들어 경영하고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가장자리가 투명한 결정結晶들이 가로 4개, 세로 5개씩 도열해 있어요. 보라색, 노란색, 상아색, 에메랄드색, 소라색, 주홍색… 보석 같기도, 아이스크림 같기도 합니다.

닳은 비누 조각들을 찍은 사진이에요. 새삼 ‘비누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싶어요. 작품의 이름은 ‘일상의 보석Everyday Treasures’. 이 비누 사진을 묶어낸 책 『비누-일상의 보석』은 현재 일본 무인양품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비누는 얼굴 없는 노동자와 같다”는 작가의 생각까지 알고 나니, 비누 조각이 왠지 애틋해 보여요.

이 사진을 찍은 이는, 구본창 사진작가입니다. 벽의 모서리,  눈밭, 백자… 구 작가는 평범한 피사체로 마음을 두드려요.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날, 윤경혜 대표와 함께 분당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어요.


윤경혜 눈이부시게 대표

1980년대 중반, 국내 사진작가들은 ‘기록의 미학’에 충실했어요. 탑골공원이나 뒷골목 등을 담아내곤 했죠.

그 가운데서, 구본창은 추상화 같은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어요. ‘외국 유행을 따른 데 급급하다’는 비판도 따랐죠. 하지만 구본창이 한국에 사진을 현대예술의 한 장르로 정착시킨 대표 예술가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는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현역입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80회 넘게 개인전을 열었어요. 동료 작가들과 함께한 그룹 전시는 130여 회에 달합니다. 사진작가로는 이례적인 숫자예요.

롱블랙을 구독하면
분야를 넘나드는 13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읽을 수 있어요

롱블랙 구독자분들은
이렇게 말해요

다른 콘텐츠를 보러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