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3주년 ‘한 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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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3주년 ‘한 편의 일상’

타임앤코 2주년 : 2021년 봄, 서교동의 마음을 떠올립니다


을지로에 앉아서 서교동을 생각합니다. 2년 전 타임앤코가 처음 출발했던 사무실. 책상 네 개가 빠듯하게 들어가던 진녹색 벽의 방에선 창 밖으로 모과나무 한 그루가 보였습니다. 2021년 3월 15일, 막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을 무렵엔 나뭇가지에서 막 새 잎이 돋고 있었어요.

그 작은 방에서 타임앤코는 봄과 여름, 가을을 맞았고 롱블랙이 태어났어요. 온종일 둘이임미진 대표, 김종원 부대표 마주보며 일하다 늦은 봄부터 한명씩 식구가 늘었어요. 막 대학을 졸업한 맑은 눈의 인턴들, 탄탄한 직장을 버리고 와 준 전 동료들. 아직 아무 것도 없는 회사를 믿고 모인, 용감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때 우리는 지금보다 자주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는 이런 회사를 만들 거야, 그러면 이렇게 일할 수 있을 거야,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자, 우린 아주 멀리 갈 수 있어… 

사실 다 그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2년을 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그 말대로 되었네요. 심지어 더 아름답게, 더 단단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요즘은 그때처럼 자주 이야기를 나누진 못합니다. 그래서 글을 남기고 싶었어요. 2년 전에 우리를 모이게 했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말이에요. 이 이야기가 모두의 생각과 꼭 들어맞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타임앤코는 이 생각 위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알립니다. 이 이야기에 공명할 수 있는 분과 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2021년 3월, 타임앤코가 처음 출발했던 서교동 사무실 사진. 창 밖에 늘 모과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Chapter 1.
성장 추구 : 우리는 성장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에요

창업이 두렵지 않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렵지 않았어요. 꼭 성공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실패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만 우리에겐 한 가지 확신이 있었어요. 벤김종원 부대표이 언젠가 제게 한 말 그대로입니다.

“회사는 망할 수 있죠. 우리가 망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잘되든 망하든, 우리는 배운 게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성공한 거죠.”

저는 벤이 성장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함께 시작할 수 있었어요. 실패하더라도 미안하지 않을 테니까요.

초기에 합류해 준 알렉스이해진 콘텐츠 리드와 제이슨오상민 개발 리드에게 월급을 제대로 줄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들은 괜찮다고 이야기했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고요. “뭐라도 자리가 잡혔을 때 합류하라”는 제게 알렉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많이 배우고 싶어서 회사를 옮기는 거예요. 가급적이면 아무 것도 없을 때, 가장 혼란한 상황에서 시작하고 싶어요. 그럴 때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을테니까요.”


Chapter 2.
고객 중심 : 우리의 성장은 결국 무엇을 위한 걸까요. 

그러면 도대체 왜 우리는 간절히 성장해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에게 같을 순 없을 겁니다. 다만 제게 “왜 그렇게 성장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싶어서”라고 말할 겁니다. “그건 또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게 삶의 의미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할 겁니다. 

인생은 짧고 허무합니다. 나는 언젠가 사라집니다. 그럼 모든 게 끝입니다. 제게 삶이란 죽기 전에 가치로운 것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개인은 사라질 수 있지만, 사회는 언제나 이어집니다. 내가 타인에게 전한 가치가 퍼지고 퍼져 사회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쉴 수 있습니다.

내가 사회에 전할 가치는 어떻게 하면 더 커질 수 있을까요. 맞아요, 성장입니다. 내가 성장한다는 것은,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타임앤코를 처음 세울 때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습니다. 

“정말 의미있는 인생이란 이런 게 아닐까. 멋지고 즐겁게 일하는 것, 그래서 멋진 것을 만들어 내는 것,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것, 그리고 우리도 성장하는 것.”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이라면, 이 곳에서의 일이 더 즐거울 겁니다.

Chapter 3.
높은 목표 : 배우기 위해 일한다면 일은 어려울수록 좋습니다

성장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 타임앤코의 인재상을 설명하면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성장을 갈망하지 않는 사람도 있나요?”

맞습니다.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합니다. 모두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모습이길 원합니다. 다만 얼마나 빨리, 얼마나 크게 성장하고 싶어하느냐의 목표는 각자에게 다를 거예요.

이 목표가 좀 더 높은 사람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이들은 해 보지 않은 일, 어려운 일을 좋아합니다.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가 나왔을 때 '저 일을 맡고 싶다’ 하고 욕심을 냅니다. 가장 어려운 일, 새로운 일을 해낼 때 자신이 가장 많이 배운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제게 “빨리 앱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해온 분들이 많습니다. “A프로젝트 시작하면 어떨지 정말 기대된다”고도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빠르게 성장해 온 것은 바로 여러분이 낯선 일 앞에서 눈을 빛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의 또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못하는 일을 발견하면 좋아합니다. 승부욕을 불태웁니다.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의 피드백을 잘 받아들입니다. 배울 게 또 나왔다고 생각해서입니다.

Chapter 4.
협업 정신 : 우리는 서로의 성장을 돕는 존재입니다 

면담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다 너무 좋아요.”“동료들이 좋은 게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서로를 아끼고 돕는 문화가 팀에 단단히 뿌리내린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눈 대화에서 저는 ‘좋은 동료’의 세 가지 조건을 정리해볼 수 있었어요.  

첫째, 좋은 동료는 열정적입니다

많은 분들이 주변 동료가 얼마나 일에 몰입하는지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열정적인 동료를 보면 자신도 힘이 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서교동 시절, 롱블랙을 처음 시작할 때 우리는 6명이었습니다. 서비스를 열자마자 고객 수가 1800명이 넘었어요. 콘텐츠는 매일 나가야 하고, CS는 쏟아져 들어왔어요.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늘 저보다 더 많이 일하는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그 동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저도 주저앉을 수가 없었어요. 매일 그 동료들의 뒷모습을 보며 달렸고, 그러다보니 한참을 뛰어오게 됐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저보다 더 진지하게 콘텐츠와 서비스를 매만지는 동료들을 늘 발견합니다. 그 분들의 뒷모습을 보며 저도 자세를 고치게 됩니다. 여러분, 늘 제게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둘째, 함께 최고의 결과물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친구와 동료의 다른 점은 뭘까요? 친구는 목표나 목적 없이 정을 나누는 존재이지만, 동료는 함께 공동의 목표를 이루면서 마음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최고의 결과물을 위해 돕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믿고 더 배려하게 되는 관계. 가장 이상적인 동료애입니다. ‘우리는 함께 멋진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은 동료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결과물은 동료의 커리어가 되기 때문입니다. 

‘롱블랙이 브랜든김진영 에디터과 엘리김은빈 에디터에게 좋은 커리어가 되어야 할텐데.’ 대학을 갓 졸업하고, 정신없이 일하던 이들에게 롱블랙이 자랑스러운 발판이 되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이력서를 완성해주는 관계입니다. 롱블랙은 내 옆자리 동료의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맡은 일을 대충 할 수 없습니다. 동료를 떠올리며 최고의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셋째, ‘상냥하고 솔직한 프로’가 되어야 합니다

일이 늘 순탄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일이란 늘 순탄하지 않습니다. 일이 잘 될 때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일이 힘들 때 어떤 모습인가, 그 순간에 프로의 내공이 드러납니다. 

우리 팀의 강점은 힘든 순간에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진짜 프로’가 많다는 것입니다. 막막하고 벅찬 순간에도 차분하게 감정을 유지하려는 노력,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대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역량, 문제를 덮어두지 않고 투명하게 공유하는 용기. 

상냥하고 솔직한 프로의 길에는 용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회사 일은 문제 투성이입니다. 크고 작은 문제가 도처에 깔린 자갈밭입니다. 문제라는 자갈을 발견하면 두 가지입니다. 눈에 안 띄는 작은 자갈은 내가 치웁니다. 흔적이 남을만한 돌멩이라면 모두에게 알립니다. 

혼자선 도저히 치울 수 없는 바위를 만났다면 어떻게 할까요. 함께 이 바위를 치워보자고 얘기해야 합니다. 용기를 내야 합니다. 바위 뒤에 숨어서 바위를 탓하는 일은 조직과 자신을 해칩니다. 그 행동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태도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무실에 늘 따뜻한 웃음이 오가는 것은 여러분이 멋진 프로인 덕분입니다. 동시에 늘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나아지려는 지점입니다. 여러분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반성합니다.

Chapter 5.
자율과 책임 : 몰입해서 일하고 결과로 증명합니다

우리는 출퇴근 시간을 꼼꼼히 따지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가 프로이기 때문입니다.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물의 수준입니다.

프로 스포츠의 세계는 프로페셔널리즘이란 무엇인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저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에서 이상적인 직업인의 모습을 자주 발견합니다.

프로는 자신을 관리합니다. 경기장 바깥의 생활이 관리되어야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프로는 일에 몰입해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일상의 건강과 마음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것은 구단(회사)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프로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압니다. 경기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기억합니다. 자신 때문에 경기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프로는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경기는 늘 차갑게 승패가 갈립니다. 비즈니스 세계도 그렇습니다. 시장의 선택은 늘 냉정합니다. 프로는 시장의 선택과 조직의 평가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디서 성장해야할지 냉철하게 점검합니다.



2주년을 맞아 처음을 돌아보는 것은, 더 멀리 내다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것을 증명했습니다. 우리의 다음 2년, 다음 20년은 더 멋지게 펼쳐질 겁니다. 

더 멀리 내다보기 위해서는 처음을 단단히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첫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업과 조직이,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복한 2주년의 아침을 함께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3월 15일, 타임앤코 설립 2주년 기념 케이크. ⓒ타임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