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어질러진 방을 오랜만에 치웠습니다. 읽으려고 펼쳐둔 책에 내려앉은 먼지를 보며 생각했죠. 내 몸과 마음에도 먼지가 쌓인 건 아닐까. 난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럴 때 제가 좋아하는 한 시인은 일부러 ‘세계 고전’을 꺼내 든다고 합니다. 그는 강혜빈 시인.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세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밤의 팔레트』, 『미래는 허밍을 한다』, 『콜드 리딩』.
그는 말해요. 100년 전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품었다고. 그래서 시인에게 부탁했습니다. 고전 한 권을 저와 롱블랙 피플에게 소개해달라고.
추천받은 건 그 유명한 『어린 왕자』였어요. 어른이 되어서 어린 왕자를 보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더군요.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쁜 사람들에게, 나온 지 82년 된 고전은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강혜빈 시인
어린 왕자는 이미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야기에 담긴 명문장은, 시대가 지나도 끊임없이 구전되죠.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도 어린 왕자에서 나온 문장이에요.
이 세상이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때, 어린 왕자는 우릴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새로이 바라보게 만들어요. 롱블랙 피플을 위해 다시 해석하는 고전 이야기, 저와 함께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