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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빈 : 콩 한 쪽도 나누자는 ‘다정한 오지랖’ 20년, 기부 문화를 바꾸다

이 노트는 해피빈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 위드롱블랙을 더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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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프렌즈 K 

3월의 산불을 기억하시나요. 경남 산청·하동군과 울산 울주군, 경북 의성군 일대가 열흘 가까이 불길에 휩싸였죠. 안타까움 속에서 제게 또렷한 인상을 남긴 움직임이 있었어요. 바로 기부 활동. 많은 이들이 각종 단체를 통해 마음을 전했고, 전국에서 1124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습니다. 산불에 대한 기부로 역대 최대 금액이었습니다.
*2025년 4월 7일 기준

이때 특히 돋보였던 플랫폼이 있어요. 네이버가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 산불 발생 이후 한 달 동안 45만 건의 기부가 해피빈을 통해 일어났습니다. 무려 140억원이 모였죠. 전국의 기부 플랫폼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이었어요.

궁금하더군요. 민간 기업이 만든 기부 플랫폼이 어떻게 이런 힘을 발휘하는지 말입니다. 

마침 해피빈은 올해로 20주년(캠페인 링크)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경기 성남시 정자동의 네이버 1784 건물로 해피빈팀을 만나러 갔습니다. 해피빈 서비스팀의 조성아 리더와 김가현, 윤이나씨, 나눔기부팀의 고현진씨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나눔기부팀의 이우림 리더와도 전화로 대화했고요.


Chapter 1.
수천 가지 이야기에 수천 명의 응원이 모이는 곳

12살 혜원이(가명)가 태어난 날은 엄마의 기일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삼촌으로 알며 큰아버지 부부 밑에서 한참을 자랐어요. 갑자기 아버지와 살게 되며 방황했던 혜원이. 공부로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 아버지에게 마비 증상이 찾아왔죠. 그렇게 생활고가 시작됐고, 혜원이는 학원 대신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다른 귀여움의 소유자 수달,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종입니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이 이들의 주요 서식지에요. 하지만 대전의 3대 하천은 모두 도시 속에 있어요. 로드킬부터 서식지 훼손까지 빈번하죠. 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지키고 새로 만드는 일이 필요한 이유예요.

해피빈 기부 플랫폼엔 이렇게 각자의 사연을 품은 모금함이 970개 열려있습니다*. 매일 3000명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 모금함 곳곳을 채우죠. 혜원이의 1년 치 학원비 모금함엔 지금까지 276명이, 수달을 지키는 모금함엔 1992명이 마음을 보탰어요.
*2025년 7월 7일 기준

눈에 띄는 건 기부금 규모입니다. 적게는 100원부터 많게는 10만원까지 다양해요. 이 중 상당수는 해피빈의 기부 수단인 ‘콩’으로 전달된 기부금이에요. 

해피빈의 콩 한 알은 100원입니다. 크든 작든 나눌 수 있는 만큼 나누게 한 거예요. 해피빈이란 이름이 “콩 한 쪽도 나눠먹는다”는 속담에서 나온 것처럼요.

이렇게 적은 기부금이 의미가 있냐고요? 해피빈 최다 기부자의 기록으로 답을 대신 해 볼게요. 

그는 지난 20년 동안 5만3972번 기부 버튼을 눌렀어요. 매일 평균 일곱 번 넘게 기부에 참여한 거예요. 한 번에 평균 기부한 금액은 약 350원에 불과해요. 하지만 그렇게 내놓은 기부액이 어느새 1900만원*에 달하죠.
*2025년 5월 31일 기준

지금까지 해피빈에서 일어난 기부는 모두 6053만 8257건. 그렇게 약 3000억원의 후원금*이 사회 곳곳에 뿌려졌습니다.
*5월 31일 기준 해피빈의 누적 후원금은 2973억9240만원이다. 

해피빈엔 위와 같이 매일 수 천 개의 기부금 모금함이 열려있다. 또한 매일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모금함의 사연을 읽고, 후원하고 있다. ⓒ해피빈 홈페이지

Chapter 2.
기부에 무관심했던 이들을 콩으로 끌어들이다

해피빈의 핵심인 ‘콩 기부 시스템’은 2007년 만들어졌어요. 해피빈이 2005년에 시작했으니, 설계에 약 2년이 걸린 셈이죠.

시작은 네이버 사회공헌팀이 만든 웹사이트였어요. 160개 넘는 작은 사회단체들이 모인 기부 플랫폼이었죠.

‘네이버다운 사회공헌’을 처음 구상한 이는 권혁일 해피빈 고문. 네이버 창업 멤버이자 첫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이에요.

네이버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서로 연결된 덕분에 성장했잖아요? 네이버의 사회공헌도 그러길 바랐대요. 뭉칫돈을 사회에 건네기보다 수많은 공익 단체와 사용자를 연결하려고 한 거죠.

하지만 간과한 게 있었어요. 네이버는 검색을 위해 스스로들 찾아오잖아요. 기부 사이트를 먼저 찾아오는 사람은 정말 적었대요. 당시 국민 대다수는 연말이나 재난 상황이 아니면 기부란 단어를 잘 떠올리지 못했죠. 해피빈은 어떻게든 이들의 발길을 끌어들여야 했어요.

그래서 설계를 다시 했습니다. 네이버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단계별 유인 경로를 만든 거예요.

1단계.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에 글을 쓰면 무조건 콩 한 개를 준다.
2단계. ‘이게 뭐야’하고 무시하다가도 자꾸 받으면 ‘이게 뭐지?’하고 궁금해진다.
3단계. 호기심에 해피빈에 들어오면, 다양한 사연을 전하는 모금함이 보인다.
4단계. 마음이 가는 모금함에 무료로 받은 콩을 나눈다.
5단계. 단체로부터 ‘기부 후기’를 전달받으면 뿌듯함은 배가 된다.
6단계. 네이버를 쓰며 콩을 또 받는다. 해피빈 기부가 습관이 된다.

그렇게 완성된 콩 기부 시스템. 쉽고 편한 경험으로 부드럽지만 집요하게, 사용자의 등을 툭툭 콩으로 떠밀었죠. 그러나 동시에 낄 데 안 낄 데는 정확히 구분했어요.

“해피빈은 기부 중개 플랫폼입니다. 어디에 기부해야 할지, 저희는 관여하지 않아요. 그저 다 다른 이야기를 품은 모금함들을 잘 보여줍니다. 그럼 판단과 결정은 기부자가 해요. 이런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기부 경험이 플랫폼 재방문율을 높이죠.”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더 중요한 건, 콩이 콩을 낳았다는 것. 무료로 받은 콩을 기부하던 이들이 어느새 자기 돈을 결제하며 마음을 얹기 시작한 거예요. ‘너무 조금 기부해 미안하다’면서요. 

그렇게 해피빈은 네이버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기부 플랫폼’으로 도약했습니다.

해피빈의 콩 기부 시스템 설명 화면. 네이버의 쇼핑·블로그·카페·지식인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면 건수에 100원, 즉 콩 한 알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들고 해피빈에 오면 최소 100원부터, 부담 없이 기부를 경험할 수 있다. ⓒ해피빈 홈페이지  

Chapter 3.
기술이 ‘선한 도구’가 되는 법

콩 시스템 이후, 해피빈은 두 번의 큰 도약을 경험했습니다. 모두 ‘기술’을 똑똑하게 활용해서 말이죠.

① 모바일 혁명에 올라타다

첫 번째 도약은 스마트폰에 올라타며 일어났어요. 모바일 시대가 열렸거든요. PC에서만 기부자를 만나던 해피빈도 이 흐름에 올라탔어요. 2014년 해피빈 모바일 버전을 출시한 겁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PC시대, 사람들은 주로 직장에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해피빈 기부도 자연스레 업무 시간에 집중됐죠. 모바일 시대엔 달랐어요. 스마트폰을 쥔 사람들은 한밤중에 모금자 사연을 읽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밤 11시~새벽 2시에 기부가 폭발하는 거예요. 마치 사람이 가장 몰리는 강남역 7번 출구 신문 가판대에 올라간 기분이었죠. 너무 신나서 한동안 밤새 새로고침을 하던 기억이 나요.”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그러자 모바일 도입 전보다 기부자 수가 연평균 564% 늘었대요.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붙들고 선행으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한 이들이 많았던 겁니다.


② 간편 결제로 날개를 달다

두 번째 도약은 간편 결제 서비스로 가능했어요. 네이버페이가 등장한 건 2015년 6월. 그리고 1년이 채 안 돼, 해피빈도 간편 결제란 날개를 장착했죠.

‘결제’부터 ‘기부금 영수증’ 챙기기까지. 해피빈은 올인원 기부 서비스를 선보였어요. 클릭 한 번에 기부할 수 있으니 망설이는 이들이 확 줄더래요. 덕분에 결제 기부 금액은 크게 늘었습니다. 2016년은 전년 대비 19%, 2017년은 전년 대비 또 26%가 증가한 거예요.

“어딘가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는 기술이, 공익 부문에서는 훨씬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다는 걸 늘 보고, 배워요. 저희가 기부보다 플랫폼 성장에 더 집중하는 이유죠.”
_윤이나 해피빈 서비스팀 담당자



Chapter 4.
진솔한 스토리텔링이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기부 플랫폼은 기술만으로 날지 않습니다.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이야기 전달이에요. 

해피빈 나눔기부팀이 스토리텔링 교육에 힘쓰는 이유입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전해야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모금처와 함께 고민하는 거예요. 

“정말 작은 곳은 한두 명이 운영하는 단체도 있어요. 마케팅 전문가는커녕, 단체 운영과 활동에 쓸 시간도 부족하신 분들이죠. 그분들께 교통비를 드리면서 교육을 받으러 오시게 하는 거예요.”
_고현진 해피빈 나눔기부팀 담당자

그렇게 일 년에 네 번 교육*이 열립니다. 이 교육, 장난스럽게 ‘지옥문 캠프’라고 불러요. “모금 사연을 완성할 때까지 못 나가신다”고 농담처럼 말하거든요.
*해피빈의 나눔기부팀은 모금 교육 외에도, 기부금을 새로 열기 전에 필요한 가이드를 준다. 2025년부턴, 뉴스레터 ‘월간 해피로그’를 통해 기부율이 높았던 상세페이지 ‘케이스 스터디’도 전한다.

궁금합니다. 기부자의 마음을 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일단 사연이 최대한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어떤 환경의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전하기 위한 모금인지를 자세히 밝히면 좋아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집에 제습기를 놓아드리고 싶다”라거나 “여름 방학을 맞은 모자원 어린이들을 수영장에 데려가고 싶다”며 모금을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자연히 이야기 속에선 단체 활동가들의 진심이 드러나게 마련이래요. 고현진씨는 한 지역 그룹홈*을 방문했던 경험을 들려주며 눈을 빛냈죠.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환경에서 보호 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

“시설로 맡겨진 아이를 키우던 원장님이셨어요. 처음에 어두웠던 아이가, 점점 밝아지고 학교에서 상도 받아왔다고 자랑하셨어요. 그 표정에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일에 어떤 보람을 느끼시는지 다 보이더라고요.”
_고현진 해피빈 나눔기부팀 담당자

진솔한 이야기만큼 중요한 게 또 있어요. 바로 ‘투명한 정보’. 상세 페이지 끝에는 이 기부금을 어디에 쓸지 항목별로 예산을 쓰게 합니다. 또 모금이 완료되면 ‘기부 후기’를 통해서 실제로 어떻게 프로젝트가 진행됐는지를 기부자들에게 설명해요. 

“기부 문화가 확산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투명성’이에요. 돈이 많든 적든, 누군가를 위해 내어놓는다는 건 적지 않은 결심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이게 믿을 수 있는 곳에 쓰였다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요.

실제로 모금된 돈을 어떻게 썼는지 영수증까지 첨부해가며 후기로 전해주시는 단체들이 있어요. 그런 단체들은 믿고 기부하시는 분들도 계속 늘곤 해요.”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해피빈은 후회 없는 기부 경험을 만들기 위해 ‘투명한 정보’를 강조한다. 아무리 서사에 마음이 끌려도 마지막에 기부금 사용 계획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기부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부금 사용 계획과 기부처에 대한 정보, 기부자 별 기부금액 정보를 보여주는 해피빈의 기부함 페이지 모습. ⓒ해피빈 홈페이지

Chapter 5.
콩을 통해 전하는 건 돈 이상의 마음

콩 한 쪽도 나누자는 취지는 좋아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걸로 충분할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익 단체들은 몇백원, 몇천원씩 모이는 이 플랫폼이 때로 답답하게 느껴지진 않을까요? 정성껏 쓴 사연에도 모금함이 꽉 차지 않을 때 서운하진 않을까요?

제 말을 듣던 이우림 리더는 확신에 차 답했어요.

“다들 ‘기적 같은 경험’이라고 하세요. 그분들은 너무나 잘 알거든요. 길거리로 모금하러 나가면 하루에 한두 명도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걸요. 그분들이 길거리로 나가지 않고도 수백, 수천 명의 후원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해피빈인 거예요.”
_이우림 해피빈 나눔기부팀 리더

모금액과 상관없이 사회와 연결되는 경험에 기뻐하는 단체도 많습니다. 사연을 알릴 기회와 응원해 주는 댓글이 더 소중하다면서요. 

해피빈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사회를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산불 이후엔 화재 현장에서 다친 소방관의 치료비를 구하는 모금함이 열렸어요. 거기엔 396개의 댓글이 달렸대요.

“화재 현장에서 다치신 건데 치료 금액 한도가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최소한 치료비 걱정은 안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적은 금액이라 너무 죄송합니다.”

“공무 수행 중에 다친 공직자의 치료비를 일정 금액부터는 개인이 부담하는 이런 부당한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해피빈이 전한 사연을 통해, 사회 문제가 발견된 겁니다.

“해피빈의 모금함을 유심히 보면,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가 드러나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해피빈엔 한동안 어려운 가정의 여학생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모금함이 자주 열리곤 했어요. 이 문제가 알려지면서 지금은 정부가 생리대 지원 정책을 마련했죠. 지금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어려운 사정들이 해피빈을 통해 매일같이 공유되고 있어요.”
_김가현 해피빈 서비스팀 담당자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모습. 해피빈은 쉽고 빠른 기부를 가능하게 한 플랫폼인 동시에, 사람들이 몰랐던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롱블랙

Chapter 6.
한 명의 영웅보다 수많은 ‘우리들’의 위대함

해피빈은 이제 기부만 오가지 않아요. 사회적 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품이 거래되는 ‘펀딩’과 ‘공감가게’ 코너, 각 지역 체험 서비스를 소개하는 ‘가볼까’ 코너도 있어요.

서비스를 확장하는 이유, 단체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예요. 

대전의 사회적협동조합 ‘에너지전환해유’를 볼까요? 이들은 작년, ‘윙윙 꿀벌 식당’이란 모금함을 열었어요. 꿀벌이 사라지며 생태계가 무너질 위기거든요. 조합은 꿀벌이 좋아하는 들깨를 심을 비용을 모았죠.

모금은 성공적. 조합은 주민들과 들깨를 잔뜩 심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수확한 깨를 팔 곳이 없었던 거예요. 이걸 본 해피빈 팀이 ‘펀딩’으로 판로를 뚫어줬죠.

“사회단체 중에선 자립을 애쓰는 곳이 많아요. 또 기부자도 단순 기부보다 ‘좋은 소비’를 통해 돕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 다양한 상황과 욕구를 잘 이어주기 위해 서비스 자체를 키워온 겁니다.”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서비스를 개발하고, 스토리텔링 교육을 하고, 수천 개의 모금함을 전수 모니터링하고 사회단체도 방문하고. 이 많은 일을 하는 해피빈팀, 생각보다 작아요. 서른 명이 채 안 되죠.

좀 무거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돕고 도와도, 사회의 안타까운 사연은 사라지지 않잖아요.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또 듣는 일, 너무 무겁고 지치진 않을까요? 

“오히려 힘을 얻을 때가 많아요. 사실 저희보다 단체에서 직접 활동하시는 선생님들이 훨씬 힘드실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그만두고 싶으신 순간도 많으실 거고요.

몇 년 만에 찾아갔는데, 그 선생님들이 그대로 일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져요. ‘다행이다. 이분들이 아직 여기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하는 마음이 들죠. 해피빈이 그분들께 힘을 드릴 수 있다면 그것도 참 다행이고요.”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한때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뭔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좌절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당연해요. 혼자선 세상을 바꾸지 못하죠.

하지만 세상엔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활동가들이 정말 많아요. 이들을 응원하는 분들도 정말 많고요. 그 에너지를 보며 저희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죠.”
_고현진 해피빈 나눔기부팀 담당자

해피빈의 대표 캐릭터인 콩알 인형과 함께 둘러앉은 해피빈 담당자들 모습. 그들은 누구보다도 선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며 일하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롱블랙


롱블랙 프렌즈 K

고백하자면, 전 해피빈팀의 분위기는 조금 무거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늘 사회의 힘들고 어두운 면을 보니까요. 그러나 직접 보니 반대였어요. 팀원들의 밝은 에너지가 넘쳤죠.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어요. “착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요. 

“저희는 너무 운이 좋죠. 일하면서 착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니까요. 해피빈에 사연 올리는 단체 분들, 조금이라도 더 돕고 싶어서 잠 안 자고 글 쓰시는 거예요. 돌보는 아이들에게 공연 한번 보여주고 싶고, 힘든 어르신들에게 선풍기 하나 더 사드리고 싶어서요.

또 콩을 기부하는 분들은 그 마음을 알아주는 분들이잖아요. 돈을 내면서도 ‘많이 못 드려서 미안하다’고 댓글을 남기세요. 주변에 ‘같이 도와주자’고 소문도 내주시고요.

마음이 착한 분들은 표정이 다른 것 같아요. 여기서 일하다 보면 그게 보여요. 쉽지 않은 일을 하시면서도 구김살이 하나 없이 웃으시죠. 제가 장난처럼 말해요. ‘복 받으실 거예요. 천국 가실 때 저도 좀 데려가세요’라고. 해피빈을 잘 만들어서 그런 분들께 힘을 드리고 싶어요.”

_조성아 해피빈 서비스팀 리더 

해피빈의 모금함에 남은 댓글들을 읽어봤어요.

‘아기 백일반지 대신 기부했어요.’
‘이번 달 외식비용을 기부하자고 했더니 고2 아이가 선뜻 용돈을 보태네요.’

이 댓글들을 읽다, 문득 네이버의 기업 브랜딩 메시지가 떠올랐어요. ‘세상을 바꾸는 다정한 오지랖’. 그동안 가장 다정하게 사회 곳곳에 오지랖을 부려 온 서비스가 바로 해피빈이 아닐까요.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온 그날 저녁, 저도 쌓여있던 콩을 털어 12살 혜원이의 학원비로 보탰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갖고 있던 콩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걸 톡톡 털어 누군가에게 전하면, 마음에 밝은 기운이 솟아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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