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오하니 : 이순신‧세종대왕, 역사 속 인물을 향수로 기억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오늘은 3·1절입니다. 104주년 3·1절을 기념해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향수가 있습니다. 향수 이름이 세종대왕, 신사임당, 이순신, 허난설헌이에요.

어떤 향이 날지 궁금하시죠? 세종대왕 향수를 맡으면 우디향이 납니다. 마른 나무와 풀의 향이 느껴져요. 집현전*에서 이런 향이 나지 않았을까?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조선 세종 때 궁중에 설치한 학문 연구 기관.

이 향수를 만든 사람은 히어로즈오브코리아의 오하니 대표입니다. 오 대표를 만나, 우리 역사 속 영웅들을 향수로 기억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오하니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대표 겸 조향사

오하니 대표는 11년차 조향사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호기심에 이끌려 여러 직업의 세계에 발을 담갔어요. 공연 기획 및 연출자, 브랜딩 컨설턴트, 플로리스트, 패션 브랜드 창업, 통역가, 콘텐츠 에디터… 40개가 넘는 직업을 가졌었죠.

그중 오 대표가 가장 오래 해온 일이 조향입니다. 다른 일은 길게 했어도 2년 안팎이었죠. 오 대표는 “좋아하는 향수를 찾는 과정은 곧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10여 년이란 시간을 거쳐 조향이란 일을 만난 것처럼요.


Chapter 1.
가장 부족했던 감각, 후각에서 출발하다

조향사 일을 시작한 건 2013년입니다. 뉴욕에서 패션 공부를 마친 뒤였어요. 원래 글로벌 대기업에서 일을 하던 오 대표는 갑자기 패션 공부가 하고 싶어, 2007년 유학길에 올랐죠. 4년 후 뉴욕 패션스쿨 F.I.T를 최우수 성적(summa cum laude)으로 졸업했어요. 친구와 패션 브랜드 창업까지 했지만 실패했고, 그는 다음을 고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