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crimes : 죄수를 모델로 한 와인, 저항 정신의 아이콘이 되다


롱블랙 프렌즈 L 

혹시 ‘다크 히어로’ 스토리, 좋아해? 요즘은 멋있기만 한 영웅의 서사보다, 다크 히어로 서사가 더 주목받는 것 같아. 거칠고 과격하며 때로는 법률도 무시하지. 악에 대응하기 위해, 악을 자처해. 반듯한 영웅 스토리보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할까.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냐. 다크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워 떠오른 브랜드가 있어. 호주의 와인 브랜드 19크라임스19crimes. 이름부터 심상치 않지? 라벨에는 머그샷이 붙어 있어. 실제 죄수들 사진이야! 대체 와인에다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은데, 매년 200만 병씩 팔린다네? 사람들이 대체 왜 이 와인에 빠진 건지, 지금부터 알아보자고!


Chapter 1.
호주를 개척한 죄수들, 와인으로 재탄생하다

2012년 호주의 와인 회사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TWE·Treasury Wine Estates는 한가지 고민에 빠졌어. 와인 업계가 점점 지루해져 가는 게 고민이었지. 젊은 소비자들에겐 와인이 ‘재미없는 술’이 돼버린 거야. 

TWE는 재밌는 브랜드를 새로 만들기로 마음먹었어. 전통적인 와인 마케팅 규칙은 하나도 따르지 않기로 했지. 와인 비평가와 협업하지도, 유명 매체에 광고나 홍보하지도 않기로 했어. 와인 박람회에도 참가하지 않았지. 

“세상엔 수십만 개의 와이너리와 와인 브랜드가 있어요. 소비자가 보기엔 그 와인병이 그 와인병 같아 보이죠. 라벨에 정보도 많지 않아요. 그럼, 뭘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우리는 소비자의 눈에 들 방법이 뭔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어요.”
_밍 알터만 TWE 이사, 2020년 ptc 사례연구에서 

TWE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주목했어. 특히 호주가 시작된 역사적 배경. 잠깐, 호주라는 나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아? 호주는 18세기 영국이 범죄자들을 보내던 유배지였어. 19가지 죄목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강제 이주 처벌’이 내려졌지. 이들 중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추방된 경우도 많았어. 아일랜드인에겐 독립투사, 호주인들에겐 개척자인 사람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