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 패리시 : 전직 스파이, 월가와 실리콘밸리가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만들다


롱블랙 프렌즈 L 

“나는 세 글자로 된 정보기관 ███에서 ██████의 책임자로 ██년을 보냈습니다. 차관 ███████ 밑에서 ██████로 일했고, 그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직업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감옥에 가지 않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60만명이 구독하는 뉴스레터, ‘브레인 푸드Brain Food’를 추천받았어. 그런데 소개 글이 이래. 읽을 수가 없어!

은밀하게 본인 소개를 하는 이 사람은 셰인 패리시Shane Parrish야. 캐나다 국가 암호 기관인 CES*에서 14년을 일했지. 지금은 경제경영 블로그 ‘파르남 스트리트Farnam Street’를 운영해.
*Communications Security Establishment

구독자들의 면면이 화려해. 뉴스레터 구독자의 80%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지. 셰인이 운영하는 팟캐스트에는 『도파민네이션』의 저자 애나 램키Anna Lembke,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Seth Godin, 타임지 편집장과 CNN CEO였던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 와튼 스쿨 최연소 종신 교수 애덤 그랜트Adam Grant 등 쟁쟁한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연해. 

셰인 패리시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블로그가 이렇게 커진 거야? 너무 궁금해! 임 모니카 노션 컨설턴트와 함께, 셰인을 화상으로 인터뷰했어.


임 모니카 노션 컨설턴트

셰인 패리시는 무서울 정도로 이성적이에요. 한 컨퍼런스의 연사로 처음 만난 그는, 말할 때 단어 하나 낭비하지 않았죠. 매우 날카로운 첫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는 사람의 본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엄격한 자기 개선 전략을 말해줍니다.

특히 그는 인간의 ‘선택’을 낱낱이 해부해요. 우리 삶은 선택으로 가득 차 있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삶이 바뀝니다. 결정적인 순간의 선택이 중요할까요? 글쎄요. 일상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리를 이룹니다.

셰인 패리시는 그 작은 선택들을 교정하라고 말해요. 평범한 순간의 선택들이 나비효과처럼 당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며. 이를 설명하는 그의 저서, 『Clear Thinking』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Chapter 1.
번아웃이 온 캐나다 요원

경영이나 심리를 공부했을 것 같지만 셰인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캐나다 정보기관에서 사이버 보안을 맡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전직 캐나다 스파이Former Canadian Spy’라고 불러요.

때는 2001년. 셰인이 입사하자마자 9.11 테러가 발생했어요. 그는 하루 12~14시간씩, 주 6일을 쉬지 않고 일했어요. ‘감정 배터리’를 충전할 시간이 도저히 없었죠. 새벽 2시에 귀가한 어느 날엔, 무너져 내리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대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상사에게 업무 변경을 요구합니다. 상사는 모질게 말했어요. “이봐요, 그 업무할 사람은 지금 당신밖에 없어요.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어서 일하러 가세요.”

이성적인 셰인. 내 힘으로 업무를 바꿀 수 없다면, 일을 더 빨리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퇴사는 하기 싫었거든요. 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한 겁니다.

그때부터 회사에서 고위 임원들을 회의마다 따라다니며 관찰했어요. 그런데 의외의 사실을 발견해요. 임원들이 특별해서 의사 결정을 더 잘하는 게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들은 더 나은 정보를 많이 갖고 있었어요. 좋은 위치에 있다 보니, 당연히 더 좋은 선택을 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