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싸 박정수 : “오늘, 어떠한 기분으로 세상을 대하실 건가요?”



롱블랙 프렌즈 B 

뭉게구름 흐르는 하늘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면, 어떤 맛이 날까요?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는, 하늘색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솜사탕을 올렸어요. 메뉴 이름은 ‘좋은 기분’. 녹기 전에를 운영하는 박정수 대표가 쓴 책, 『좋은 기분』에서 따왔어요.

『좋은 기분』은 지난 1월 1일에 출간된 신간이에요. 1쇄를 펴낸 지 한 달 만에 3쇄까지 찍은 베스트셀러입니다.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의 첫 책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요?




박정수 녹기 전에 대표

박정수 대표는 손님들에게 ‘녹싸’로 불려요. ‘녹기 전에 사장님’의 준말입니다. 『좋은 기분』 표지에도 저자 이름이 ‘박정수(녹싸)’라고 적혀있어요. 이 책, 출간 과정이 독특해요. 원래는 채용 공고에 첨부할 160쪽짜리 접객 가이드였거든요. 그런데 알음알음 소문이 나서 정식 출판됐어요.

아이스크림을 떠서 건네는 일. 간단하지 않을까요? 그 일을 할 사람을 뽑는데 왜 긴 가이드가 필요할까요?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 가이드를 좋아할까요?

1월에 박정수 대표를 만났어요. 그는 매해 이맘때면 한 달간 가게를 닫고, 방학을 즐깁니다.


Chapter 1.
접객 가이드, 베스트셀러 책이 되다

“『좋은 기분』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쓴 글이었어요. 미래의 동료에게 보내는 편지였죠.”

박정수 대표가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눈을 반짝였어요.

녹기 전에는 5.5평짜리 가게예요. 직원은 박 대표를 포함해 세 명. 서로를 닉네임으로 불러요. 박 대표는 녹싸, 메뉴 개발자는 녹밤, 작년 초여름부터 함께 일하는 녹초. 녹초가 합류하기 전, 박 대표는 채용에 대해 고민했어요.

“접객을 할 멤버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사람을 뽑으려면 저희가 어떤 팀이고, 어떻게 일하는지 먼저 알려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