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잘 쉬자”는 말이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잠을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죠. 가끔은 잘 쉬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거창한 휴식의 기술을 찾지 말라”고 조언하는 의사가 있습니다. 김은영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 10년간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며 ‘쉼’을 고민한 인물이에요.
김 교수는 말합니다. “휴식을 성공과 실패의 개념으로 봐선 안 된다”고요. 그럼 그가 제안하는 관점은 뭘까요. 쉼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수요일, 휴식에 대한 시선을 그와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김은영 서울대 정신의학과 의사·교수
김은영 교수는 서울대 정신건강센터에서 진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입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그와 대화를 나눈 학생과 교직원 수가 무려 1만 명이 넘죠.
사람들이 털어놓는 사연을 들으며 김 교수는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쉬는 법을 잊고 탈진해 가고 있다”고. 마음의 건강을 바라보던 그가 유독 ‘휴식’에 주목한 이유이기도 했죠.
Chapter 1.
휴식 전문가도 쉼을 뒷전에 두고 살았다
먼저 김은영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저도 휴식이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면서요. 그 역시 쉼을 뒷전으로 미루며 공부하고 일했던 사람이라고 고백했죠.
어린 김 교수는 ‘불안을 성실함으로 극복하는 아이’였습니다. 1982년 전북 고창의 농촌에서 태어나 젖소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곁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죠. 김 교수는 자신의 미래가 걱정될 때마다, 공부로 받는 칭찬으로 불안을 잠재웠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은영이 봐라, 화장실도 안 가고 공부한다’고 칭찬하시면 기분이 참 좋았어요. 돌아보면 불안을 성취로 만회했던 거죠. 노력해 얻은 결과물로 ‘난 필요한 존재’라는 욕구를 채운 거예요.”
다행히 노력은 성과로 돌아왔습니다. 김 교수는 과학고와 서울대 의대를 거쳐 의사가 됐거든요. 전공은 정신건강의학과로 택했습니다. 차분한 성격에 책을 좋아해, 인문학과 닮은 전공을 택했죠.
하지만 탄탄한 미래가 열렸는데도 김 교수는 자기 삶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할 일로 자신의 시간을 꽉꽉 채웠어요.
“당직으로 정신이 흐려졌을 때도 미술학원에 다니고 심야 영화를 봤어요. 결혼 후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아이가 잠시 아파서 중환자실에 있을 때도, 울면서 아기 옷을 만들었죠.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난 뭘 위해 바쁘게 사는 걸까.’ 이 질문이 속에서 올라오더라고요.”
김 교수가 발견한 이유는 이랬습니다. 힘들 때도 자기 계발을 하면서 ‘뿌듯함’에 빠져 있던 것. 여전히 성실로 불안을 밀어낸 거였어요. 이걸 깨달은 김 교수, “공허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김 교수만 이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가 서울대 정신건강센터에서 일하며 상담한 이들 대부분이 김 교수처럼 쫓기는 삶을 살고 있었다고요.
“내담자들이 번아웃을 토로했고, 지인들도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그런데 다들 ‘내가 뭘 했다고 힘들어’라며 자기 상태를 부정했죠. 한계를 느꼈는데도 ‘아직은 아니’라며 버텼던 거예요.”
사람들의 토로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김 교수는 깨달음을 하나 얻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쉴 자격’을 논한다는 사실이었죠.
“소위 ‘갓생’을 살며 잘 됐다는 이야기나, ‘남들 놀 때 일했다’는 성공 스토리가 사람들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내가 뭐라고 쉬나’ 싶게 한 거죠. 그러다 보니 하루를 열심히 살고도 할 일을 더 찾는 사람이 늘었어요. 내면에 ‘너 멈출 자격 있어?’라고 묻는 교관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셈이었죠.”

Chapter 2.
‘지금 놀 때야?’라는 질문이 낳은 문제들
그럼 사람들이 쉴 자격을 논한 이유는 뭘까요. 김은영 교수는 그 원인을 ‘생산성의 환상’에서 찾았습니다. 개인의 잘못이 아닌, ‘바쁘면 유능하다’는 식의 사회의 시선을 짚어보자는 거죠.
“우리는 바쁘게 뭔가 하고 있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라 인식합니다. 누군가 1년 여행을 간다고 하면, 부럽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한가하다고 생각해요. 또 이직할 때 6개월의 공백이 생기면 그동안 뭘 했는지 포장해야 하잖아요? ‘그저 쉬었음’을 인정받지 못하는 거죠.”
생산성을 추종하는 뿌리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김 교수는 우리가 학창 시절에 들었던 말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공부는 좋고, 놀기는 나쁘다’고 한 이분법적 사고를 지적했죠.
“학생 때 공부하면 칭찬받고, 딴짓하면 ‘지금 놀 때야?’라며 꾸지람을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우리가 쉼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도록 교육한 거예요.
이 흐름은 어른의 세계에도 이어지고 있어요. 밀도 높은 경쟁에서 내 안위를 걱정하는 사회잖아요? 실수하거나 뒤처지면 끝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니 쉴 수가 없죠. 압박감은 점점 심해지는 겁니다.”
이런 사회에서 살면 “개인의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입니다. 결국 모두가 당장 얻을 수 있는 성과에 매달리게 되는 거죠. 쉼과는 멀어지고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김 교수는 이 상황이 심해지면 우리에게 두 가지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회의 양상이 극단으로 향하게 돼요. 24시간을 36시간처럼 살다가 ‘번아웃’에 빠지거나, 뭘 해도 안 된다며 다 포기하고 무기력에 빠진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사회적 완벽주의가 만드는 모습들이죠.”

Chapter 3.
우리의 쉼은 충전이 아니라 회복이다
그럼 궁금해집니다. 완벽함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쉼을 찾아야 할까요?
김은영 교수는 먼저 쉼을 ‘충전’이 아닌 ‘회복’으로 보자고 제안합니다. 휴식마저 기계를 충전하듯 달려들지 말고, 사람이 차근히 나아지는 과정으로 여기라는 거죠.
듣고 보면 당연한 말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걸 의외로 놓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에요.
“내담자 중에 이런 분들이 계세요. 새벽 3시까지 일하고 자려는데, 바로 잠이 오지 않아서 괴롭다고요. 혹은 이틀이나 일하지 않고 쉬었는데 왜 나아지지 않느냐며 해결책을 물어보시죠.
그럼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인간은 스위치를 껐다 켜거나, 고속 충전하는 배터리가 아니라고. 하루이틀 바꾼다고 100% 채워지지 않아요.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정리하면 ‘쉼에서 효율을 따지지 말자’는 겁니다. 숫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의 회복을 이해해 보자는 게 김 교수의 말이에요. 이를 위해 그는 두 가지 생각법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했어요.

① 나를 향한 비난과 반성부터 구분하자
김은영 교수는 먼저 “잘 쉬려면, 자신을 향한 비난과 반성을 구분하는 연습부터 하면 좋다”고 했습니다. 휴식을 하는 건데 그는 왜 비난과 반성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비난은 나를 향한 ‘의미 없는 칼날’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비난하는 건 결국 나를 향해 칼을 겨누는 것과 같아요. 당연히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우리는 무심코 스스로를 향해 비난할 때가 많습니다. ‘난 문제야’, ‘난 무능력해’와 같은 생각이 대표적이죠. 이게 결국 ‘쉬면 안 된다’는 죄책감으로 이어지고, 무기력을 느끼게 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일에 매달리게 되었는지 같이 알아보자’고 하면, ‘저는 늘 저를 성찰하고 뭐가 부족하고 문제인지 알아요, 그런데 어떻게 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지 모르니까 여기 왔죠’라고 답하시기도 해요.
하지만 이들이 가진 진짜 문제는, 자신의 문제점만 보려 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며 함부로 대하는 태도예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반성’이라는 게 김 교수의 말이에요. 그는 “비난은 과거에 머무르게 하지만, 반성은 나아질 미래를 보게 한다”고 말합니다.
반성은 내가 한 실수를 되새기되, 앞으로 좋아질 부분을 고민하는 겁니다. 김 교수는 자신의 부주의로 일정을 놓친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자 했죠.
“비난은 ‘역시 난 칠칠맞고 무능력해’라며 내 존재를 문제 삼을 겁니다. 하지만 반성은 ‘일정을 놓쳤구나, 달력 알림을 써야겠다’처럼 구체적 행동 하나만을 돌아봐요.
반성은 곧 ‘실수는 누구나 하고, 나는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과 같습니다.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일 때, 다음 행동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② ‘반드시, 무조건, 결코’라는 단어를 빼보자
김은영 교수가 두 번째로 제안하는 생각법, ‘해야만 한다Must’를 ‘하고 싶다Want’로 바꾸는 겁니다.
이를 위해 그는 ‘당연히’와 ‘결코’, ‘무조건’ 같은 단어를 쓴 목표를 줄여보자고 했어요. 이 표현 역시 우리의 쉼과 이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죠.
“부모가 아이에게 ‘너 공부 잘해야만 해’라고 하면 성적이 올라갈까요? 또 회사에서 ‘우리는 무조건 위기를 극복해야 해’라고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어요.
이런 당위적인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 상황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죠.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악순환을 낳기도 합니다. 행여나 목표를 이루지 못할 나에 대한 불안과 분노가 일어나고, 설령 목표를 이뤄도 기쁨보다는 짧은 안도감이 전부일 거예요.”
그래서 김 교수는 어떤 목표를 세울 때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선호를 담으라고 제안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이번 프로젝트를 반드시 따내야 한다’가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를 따고 싶으니, 나의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고 마음 먹는 거죠.
사실 두 가지 경우 모두 우리가 들이는 노력은 비슷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다르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입니다.
“‘하고 싶다’를 목표로 세우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실패 앞에서도 자신을 덜 몰아세울 수 있어요.
그러면 나에게 쉼을 허락하는 마음의 틈이 생겨요.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선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Chapter 4.
동네 고양이처럼, 나만의 ‘휴식 순간’을 찾아라
나의 생각과 언어를 바꿨다면, 다음은 휴식을 누려야겠죠. 김은영 교수는 “자신만의 휴식법을 찾을 때도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고 소개합니다.
먼저 김 교수는 ‘가짜 휴식’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하자고 했습니다. 그는 대표적으로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꼽았어요. 열에 아홉은 쉬고 나서도 불쾌함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했죠.
“쉬는 날 종일 스마트폰을 본 다음에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죄책감과 함께 자기 조절력을 잃었다는 기분이 들죠. 쉰 것 같지 않은 불쾌한 감정도 느끼고요. 그랬다면 이건 당신을 위한 쉼의 방법이 아니었던 거예요.”
김 교수는 또 다른 사례로 ‘자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내담자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말해요. 무조건 침대에서 쉰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그나마 움직이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어떤 게 ‘진짜 휴식’에 가까울까요. 김 교수는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킨 경험’을 떠올려 보라고 했습니다. 이게 자신이 정의하는 휴식이라면서요.
만약 침대에 3시간 누웠던 시간보다, 가지 않은 골목을 30분 돌았을 때 더 환기되는 기분을 느꼈다면? 몸은 더 움직였어도 이게 더 진짜 휴식에 가까운 거예요.
김 교수는 자신의 휴식법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행복했던 과거 경험을 현재로 되살린 적이 있다고 했어요. 어린 시절 김 교수는 서예학원을 다니며 붓질에 매료된 적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순간은 아니지만,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환기되는 기분이었죠.
“어릴 때 저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의사가 되고 한창 지쳤을 때, 일부러 미술 과외를 받은 적이 있었죠.
어떨 때는 그림을 제가 직접 그리지도 않았어요. 선생님의 세심한 붓질로 색이 더해지는 걸 보면서 말 그대로 쉼을 누렸죠. 그 순간마다 저는 머릿속 안개가 걷히는 경험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나만의 방법을 찾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교수는 지금 내가 마주한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마치 길고양이가 된 것처럼 동네를 거닐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죠.
“주변에 꽃이 폈는지, 잎이 올라왔는지도 모르고 걸으면 아무리 산책을 해도 마음이 어지러울 겁니다. 대신 동네 길고양이의 마음으로 산책을 해보길 권합니다.
그럼,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달라져요. 고양이는 현재에 살거든요. 햇볕이 따뜻하면 양지바른 곳에 눕고, 더우면 그늘을 찾죠. 그렇게 쉼을 누리다 보면, 어느덧 차분해진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Chapter 5.
‘잘 쉬고 있나?’라는 걱정마저 안아주자
휴식법까지 배웠다지만, 그럼에도 질문이 남습니다. 쉬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게 힘든 이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죠.
가령 아로마 향을 맡으며 명상해도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을 수 있습니다. 달리기를 해도 잡념과 일 생각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고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그런 질문은 결국 휴식마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 순간마저도 판단하고 평가하는 시선이 남아 있는 거죠. 그런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마음은 원래 방황이 기본값이니, 집중이 흐트러지거나 걱정이 떠올라도 괜찮다’고.”
김 교수는 자신의 말에 생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인간은 생각을 흘러가는 대로 두면 10개 중 7개가 걱정과 후회로 간다는 거예요. 진화적으로 긍정적인 기억보다 부정적인 걸 더 강하게 기억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 교수는 생각이 과거나 미래를 오가며 방황할 때마다 나의 생각을 현재로 끌어오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우리는 늘 같은 걸 걱정하고 삽니다. 불안에 매번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지만 실은 패턴이 같죠. 예를 들어 성과가 중요한 사람은 쉬면서도 ‘나 잘 쉬고 있나?’라고 평가하고, 계획이 중요한 사람은 ‘다음에 뭐 하지?’를 생각하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를 대응하는 ‘태도’일 겁니다. 김 교수는 나도 모르게 쉼을 평가하고 불안해하는 순간에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해요. 즉, 방황하는 마음에 이름을 붙여 다정하게 불러보라는 겁니다.
김 교수는 실제로 자신이 걱정할 때마다 부르는 이름을 알려줬어요. 그는 결과물에 대한 지적을 받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 때면, 아이의 애착 인형의 이름을 딴 ‘콩순이’를 부른다고 했죠.
“저는 남의 반응을 걱정하는 편이에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도 ‘잘못되면 어떡하지? 내 답변이 지적당하면 어쩌지?’와 같은 상상을 했죠.
이렇게 부정적인 피드백이 떠오르면, 저는 ‘어, 콩순이 왔네. 안녕!’이라고 혼자 인사해요. 심각해 보이는 걱정도 별것 아니게 만드는 저만의 장치인 거죠. 그럼 실체 없는 걱정에 매몰되지 않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갈 수 있어요.”
김 교수는 말합니다. 휴식을 10년간 연구한 전문가가 됐지만, 자신도 잘 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요. 단, 그 노력의 방향이 단순히 일에서 멀리 떠나거나, 잠을 많이 자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그보다 김 교수가 강조한 건 ‘나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위해 애쓰는 건 나라는 걸 알고, 나의 편에 서는 게 온전한 휴식의 시작점이라는 게 그의 말이었죠.
“스트레스로 가득한 세상을 살다 보면, 당연히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잘못을 파고들며 후회의 악순환에 빠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그들이 타인의 고통을 보고는 선뜻 위로한다는 거죠.
저는 남에게 보내는 시선을 나에게 가질 것을 권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늘 더 나아지려 애쓰고 있어요. 그 사실을 먼저 인정해 주세요. 그게 당신을 진정한 쉼으로 나아가게 하는 첫걸음이 될 거예요.”


롱블랙 프렌즈 B
롱블랙 피플, 한창 바쁜 하루를 보내는 여러분에게 이 노트가 작은 쉼의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김은영 교수가 내담자들에게 하는 질문을 추려 그래픽으로 정리해 봤어요. 오늘은 차분히 질문에 답하며 나의 쉬는 법을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