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이야기 : 엄마의 뜨개 사업을 MZ 트렌드로 만든 김대리의 전략


롱블랙 프렌즈 C 

저 깜짝 놀랐어요. 친구가 뜨개질을 좋아한다고 해서 무슨 할머니 같은 취미냐고 놀렸거든요? 그랬더니 인스타그램에 ‘#뜨개질’ ‘#손뜨개’ 해시태그를 검색해서 보여주는 거예요. 아니, 뜨개질이 이렇게 트렌디한 취미였어? 당장 피크닉에 들고 나가고 싶은 트렌디한 가방, 장바구니에 담고 싶은 심플한 ‘요즘 옷’들이 잔뜩 나오는 거 있죠. 사진 속에서 뜨개질 하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여성이고요.

촌스러운 게 맛이었던 뜨개질에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마침 뜨개의 매력에 폭 빠졌다는 백수진 에디터에게 물었더니, 뜨개질의 현재와 미래가 궁금하면 서울 연희동부터 가보래요!


백수진 프리랜서 에디터

2021년, 연희동의 터줏대감 사러가쇼핑센터 주차장 바로 옆에 새 건물이 하나 들어섰어요. 6층 높이의 새하얀 빌딩. 오래된 주택이 대부분인 연희동 골목에서 단연 눈에 띕니다. ‘신상 카페인가?’ 싶지만, 이 공간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뜨개질입니다.

문을 여는 순간, 원통 모양의 실패들로 가득 찬 아트 월art wall이 시선을 사로잡아요. 한쪽 벽면 가득 주황색 계열의 실패들이 놓여있어요. 이어지는 화사한 화이트톤의 인테리어, 색감과 질감 별로 가지런히 정리된 실, 백화점 의류 매장처럼 진열된 완성본 샘플까지. 그동안 알아 왔던 ‘뜨개방’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져요.

‘뜨개질이 이렇게 특별한 취미였나?’ 바늘이야기 연희점의 첫인상이었습니다.


Chapter 1.
김대리 : 콘텐츠로 가업에 Z세대를 불러모으다

바늘이야기는 뜨개 업계의 공룡입니다. 무려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뜨개 전문 유통 업체예요. 뜨개 하나로 연매출이 83억원(2021년).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 연희동과 경기도 파주* 두 곳이 있고, 온라인 쇼핑몰이 중심이죠. 니터(knitter·뜨개질 하는 사람)라면 바늘이야기를 모를 수가 없어요.
*파주 본점은 리뉴얼 공사로 2023년 상반기까지 휴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