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10 : 이케아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연구소, 10년의 혁신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L 

봉투 안에 착착 접어서 다니는 소파가 있다면 믿겨? 이름부터가 ‘Couch in an Envelope.’ 봉투에 들어가는 소파야.

누가 만들었게? 이케아IKEA야. 이케아를 가성비 가구 브랜드로만 알고 있었다면, 반쪽만 아는 거야. 과거의 이케아만 알고 있는 거니까.

이케아는 지금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실험 중이야. 호텔, 사무실, 쇼핑몰, 식료품점 역할을 수행하는 자율주행차 개념을 연구하고, 해조류와 곤충으로 미트볼을 만들기도 하지.

그 혁신의 중심에는 이곳이 있었어. ‘스페이스Space10.’ 이케아의 싱크탱크였지. 바로 지난달, 약 십 년간의 실험을 마무리했어. “우리가 처음 정한 목표를 모두 다 이뤘다”면서.

이케아 그룹의 CEO인 존 아브라함슨 링Jon Abrahamsson Ring은 이렇게 말했어. “스페이스10은 이케아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돼주었다.” 스페이스10이 이케아에 남긴 혁신이 뭔지, 궁금해지지?

Chapter 1.
비전 : 가구를 넘어, 더 나은 일상을 창조한다 

스페이스10은 2015년 출발했어. 창립자는 덴마크 출신인 칼라 카밀라 요르트Carla Carmilla Hjort. 아트레벨Artrebels이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창업자인 그는, 커뮤니티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 ‘트레일러 파크 페스티벌’*이란 이름의 음악 축제를 기획할 만큼.
*2007년부터 매년 7월 마지막 날 3일 동안, 코펜하겐의 로열 스케이터 공원에서 축제가 열린다. 아트와 음악을 접목한 공연 등이 열린다. 매회 약 5000여 명의 아티스트와 참가자가 모인다. 

2014년 이케아가 그런 칼라에게 연락을 해왔어.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법”에 대해 강연해달라면서 말야. 칼라는 흔쾌히 수락했고, 열정적으로 강연을 펼쳤지. 당시 이케아 그룹의 CEO였던, 토르비욘 뢰프Torbjörn Lööf가 마음에 쏙 들어 할 정도로.

토르비욘은 곧바로 “이케아와 아트레벨의 컬래버 제품을 만들자”고 제안했어. 2014년 1월 출시된 ‘브라키그Bråkig 컬렉션’이야. 브라키그는 스웨덴 말로 ‘말썽부리는’ ‘반항적인’이란 뜻이야. 이름만큼이나 디자인이 과감했어. 뾰족하거나 큼직큼직한 기하학 패턴이 특징이지. 접시와 찻잔부터, 의자, 커튼과 소파까지. 브라키그 컬렉션을 구매하려 사람들이 몰렸어.

토르비욘은 칼라에게 전화를 걸었어. 이번엔 컬래버레이션보다 더 큰 제안을 했지. “저는 이케아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혹시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칼라는 그의 도전 정신에 감명받았어. 함께할 친구들을 모았지. 사이먼 캐스퍼슨Simon Caspersen, 케이브 포우어Kavee Pour, 기욤 샤르니 브루네Guillaume Charny-Brunet. 이 네 사람은 ‘이케아의 미래’를 주제로 브레인스토밍했어.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일상을 창조한다.’ 이케아의 비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열 황금 열쇠라고 생각했거든요. 제 결론은 이케아가 이 비전에 더 강하게 부응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비전을 탐구할 미래 라이프스타일 연구소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_칼라 캄밀라 요르트, 2019년 스타트업 가이드 인터뷰에서

그러곤 그 결과를 이케아 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했어. 단 7장의 슬라이드로, 무려 6시간 동안 말야. 칼라의 발표가 끝나자, 토르비욘은 박수를 치며 말했어. “당장 실행합시다!” 그렇게 스페이스10은 탄생했어.

스페이스10의 창립자 칼라 캄밀라 요르트.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일상을 창조한다’는 이케아의 비전에 끌렸다. ⓒMandag Morgen

Chapter 2.
과제가 많다는 건 오히려 기회다

스페이스10은 이케아로부터 자금을 받아 연구를 시작했어. 판매를 위한 상품이나 매출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연구했지.

공동창업자 4인방은 가장 먼저 이케아 사람들부터 만났어. 전 부서를 돌아다니며, CEO부터 사원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이케아가 생각보다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단 걸 알게 돼. 식품, 주택, 에너지, 그리고 모빌리티까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였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