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역학자 김승섭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말하다

2024.01.24

인터뷰를 통해 인터뷰이의 매력이 드러나고, 그의 매력이 대중에게 영감을 줄 때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인터뷰어이자 칼럼니스트. 매체 소속 영화 전문기자를 거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글을 쓰고 있다. 인터뷰집 『배우의 방』을 썼다.

일상에서 발견한 감각적 사례를 콘텐츠로 전파하고 싶은 시니어 에디터.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과 음식, 대화를 좋아한다. 말수는 적지만 롱블랙 스터디 모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멤버.


롱블랙 프렌즈 B 

1960년대 실제 NASA 직원이었던 세 흑인 여성 과학자를 그린 영화 「히든 피겨스」(2017)의 한 장면. 주인공이 연구소 밖에 있는 유색인종 화장실에 가기 위해 오줌을 참으며 왕복 1.6㎞를 뜀박질합니다. 그런 그에게 백인 상관이 불만 가득 묻죠. “왜 근무 시간에 자리를 오래 비우는 거요?” 주인공이 성토합니다. “화장실이 800m 거리라는 거 알고 계셨어요?” 이것은 비단 과거만의 이야기일까요.

21세기 대한민국. 백화점·면세점에서 일하는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중 20.6%(2018년 연구)가 제때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방광염으로 고생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가까운 고객용 화장실 사용이 그들에겐 금지됐기 때문이었죠. 이른바 ‘오줌권’이라는, 그러니까 배설하는 인간의 당연한 권리가 빼앗긴 현장의 고통을, 20.6%라는 명확한 수치로 건져 올린 이는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입니다. 오래전 그를 인터뷰했던 정시우 작가가, 롱블랙을 통해 한 번 더 그를 만났습니다.


정시우 작가 

김승섭 사회역학자는 차별, 고용불안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 인간의 몸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탐구하는 사회역학자예요. 결혼이주여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세월호 생존 학생, 천안함 생존자, 성소수자… 마음이 폐허가 된 이들의 상처를 연구해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자주 아프다’는 근거를 제시해 왔죠.

궁금했습니다. 어떤 사람이길래 늘, 아픔의 현장 가까이에 서 있는지. 그가 자신의 공부를 되돌아본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들고나왔다는 소식에 만남을 청했죠. 마주한 곳은 그의 서울대학교 연구실. 전해 받은 명함엔 점자가 도드라져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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