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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기유 : 쇠락하던 90살 목욕탕이, 하라주쿠 도심 한복판에 들어간 법


롱블랙 프렌즈 C 

- 목욕탕 조명이 하얗고, 벽은 파스텔톤이다. 뭔가 아이돌 뮤직비디오 촬영장 같잖아?  
- 목욕 끝내고 카운터로 나오면 만화책을 볼 수 있다. 스트레칭 존도 있고, 언더아머 운동복도 빌릴 수 있음. 

이게 뭐냐고요? 얼마 전 일본 출장 때 다녀온 목욕탕에서 쓴 메모예요. 제가 간 곳은 도쿄 하라주쿠原宿에 있는 고스기유小杉湯. 1933년에 시작된 이 목욕탕은 2024년 도쿄 한복판에 2호점을 내놓았어요.
*창업자의 성씨인 고야마(小山)의 고(小)와, 창업 지역인 스기나미구(杉並区)의 스기(杉)를 합쳐 만들어졌다. 

고스기유는 어렵다는 일본 목욕탕 시장에서 ‘트렌디한 브랜드’로 살아남은 곳이에요. 목욕탕의 물만 바꾼 건 아니에요. 사람들을 끌어들일 공간 디자인은 물론, 경험까지 기존 목욕탕과 다르게 설계했죠. 그 결과 중년은 물론, 2030 여성까지 팬으로 끌어들였어요. 

90살이 넘은 목욕탕은 어떻게 생존을 넘어, 도쿄 한복판에 2호점을 낸 걸까요? 그 비결을 정리해 봤어요. 갤러리에는 직접 다녀온 고스기유 2호점 사진까지 담았으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Chapter 1.
궁금해서 다녀왔습니다, 고스기유 체험 일지

2025년 4월 11일 오후 8시.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전철을 30분간 타고 시부야구 하라주쿠역으로 향했어요. 고스기유 2호점이 위치한 하라카도ハラカド에 가기 위해서였죠. 하라카도는 번화가에 있는 9층짜리 복합 상가 시설이었어요.  

근처에는 3층짜리 나이키 매장과 거대 쇼핑몰로 가득했죠. 화려한 옷을 입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많았고요. 여기에 목욕탕이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지하 1층으로 갔어요. 바로 왼쪽에 입구가 보였죠. 전체 넓이는 50평쯤 되는 공간. 대부분의 가구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안내를 받아 노란 천으로 가려진 여탕으로 들어섰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탈의실과 유리문 너머 탕이 보여요. 탈의실과 탕은 그리 크지 않았어요. 탈의실은 성인 여성 15명 정도면 꽉 찰 것 같았고, 샤워할 수 있는 자리도 10곳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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