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 타고난 재능과 이를 사수하려는 노력, 그 팽팽한 균형 감각


롱블랙 프렌즈 C

피아니스트 손열음. ‘일반 학교 출신 영재’ ‘순수 국내파 출신 콩쿠르 우승자’ ‘젊은 거장’이란 수식어를 가진 연주자에요. 동네 피아노 학원 다니던 시절, 손열음 언니는 제 우상이었죠.

그는 1997년 11살 나이에, 최연소로 영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했어요. 1위가 없는 해였죠. 1999년 오벌린 국제피아노콩쿠르 최연소 1위, 2000년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1위…그리고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2011년 콩쿠르에선 손열음의 1악장이 끝나고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불문율임을 잘 아는 러시아 청중들이요. 3악장이 끝났을 땐 한 관객이 피아노 앞까지 걸어 나와 손열음에게 사인을 받아갔어요. 콩쿠르 현장에선 일어나지 않는 일이에요.

피아노 거장 아리에 바르디 교수는 손열음을 처음 보고 “내가 이 아이한테 도대체 뭘 가르칠 수 있을까” 생각했대요. 궁금했어요. 타고난 재능은 어떻게 발견 되고, 또 길러지는가. ‘감각의 설계자’ 두번째 스토리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입니다.


손열음 피아니스트

‘선택’이란 단어가 내 인생과 음악 사이에 존재한다면, 그건 내 기억이 닿지 않는 어떤 태곳적 순간이었을 겁니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능과 감각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 재능을 사수하는 건 노력입니다. 제 안에는 그 둘이 팽팽한 균형을 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