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 “과학은 결국 삶의 태도다”, 다정한 물리학자가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B

“붉은 빛을 내는 구리의 산화철과 태양계 화성의 붉은 빛, 그리고 우리 몸의 붉은 피가 같은 원소예요. 경이롭고, 아름답지 않나요?”

이렇게 시작하는 강연을 하나 들었어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강연입니다. 강연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상상력을 믿고, 의미를 만드는 존재라는 겁니다.”라는 말로 끝이 났어요.

과학 강연인데 묘하게 시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살아갈 용기가 차오르는 기분마저 들었어요. 김상욱 교수의 팬이라는 정시우 작가가, 그를 인터뷰하겠다고 했을 때 환영한 이유예요.


정시우 작가

물리에 마음을 준 적이 없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마음을 줄 수 없었는데,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학문이었기 때문이죠. 그런 저를 변화시킨 건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입니다. 인문학적 상상과 언어로 과학을 쉽게 전하는 김상욱 교수를 보며, 물리학에 호감을 품기 시작했어요.

인간과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는 인문학만이 길이라고 믿었던 저에게, 물음표를 던진 이 또한 김상욱 교수였습니다. 그의 어떤 글은 문학보다 더 큰 위로를 안겼고, 인간을 더 깊이 생각하게 했어요. ‘물포자(물리 포기자)’였던 제가 용기를 내, 물리학자에게 만남을 요청한 이유입니다.

그렇게 마주한 김상욱 교수는 다정했습니다. 과학적 오류로 가득한 그 어떤 질문에도 풍부한 예시와 절묘한 비유를 끌어와, 상대를 이해시키려 노력했어요. 유시민 작가가 그에게 건넨 말이 이해되더군요. “김상욱에게 배웠다면 물리를 다정하게 대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