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 세상엔 100가지 사랑이 있고, 우린 모두 단 하나의 사랑을 한다


롱블랙 프렌즈 K 

사랑. 이 단어를 보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는 한 장면이 떠올라요. 수년 전 초여름 밤의 풍경이죠.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처음 잡은 날이었어요. 선선한 밤바람, 함께 오른 나무 계단, 가로등 불빛도 떠올라요.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서일까요. 떠올릴수록 두근거립니다. 

100명이 떠올리면 100가지 장면이 그려지는 게 사랑일 겁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어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고들 합니다. 

<사유, 한 주>의 마지막 노트입니다. 앞서 우리는 도시와 중독, 생명부터 죽음까지 묵직한 주제를 생각해 왔죠. 끝으로 여러분과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책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를 쓴 정지우 작가를 만났습니다.


정지우 작가

2012년부터 19권(공저 포함)의 책을 썼습니다. 지금은 작가이자 변호사로 살고 있어요. 스물다섯에 쓴 『청춘인문학』이 저의 첫 책이었습니다. 이후 『분노사회』나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처럼 세태를 분석한 책도 썼어요.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같은 법 분야의 책도 얼마 전 썼습니다.

사랑을 다룬 책을 낸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2021년 아이를 낳고 쓴 『너는 나의 시절이다』가 처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에요. 지금도 사랑을 말하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자격이 있는지를 늘 고민하죠.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을 ‘사랑의 습작생’으로 여겨요. 평생 실패와 성공을 오가는 연습생. 그렇게 사랑을 사유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Chapter 1.
분노사회 말한 날카로운 비평가, 사랑을 쓰기까지